금융위기를 기회로...유니버설 뱅킹 강자 '우뚝'

입력 2011-06-13 10:58 수정 2011-06-1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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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메가뱅크]<4>미국(상)-뱅크오브아메리카(BoA)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이하 BoA)는 정부의 규제하에서 대형 상업은행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위기 상황에서 유니버설 뱅킹의 강자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한 금융그룹이다. BoA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을 확중하며 세계 1위 은행(2009년 말 기본자본 기준)으로 성장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BoA는 이민자를 위한 지역은행으로 설립된 이래 지속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세계 제1의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며 “금융권에서는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하는 등 지속적으로 경영효율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테일뱅킹 기반을 토대로 성장=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BoA는 미국 내에서 견실한 리테일뱅킹(소매금융) 기반을 토대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KB국민은행’과 유사한 성장과정을 겪은 것이다.

BoA는 1904년 설립된 뱅크오브이태리(Bank of Italy)가 전신으로 당시에는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지역으로 출발했다. 이후 1928년 뱅크오브아메리카, 로스엔젤레스와 합병하면서 지금의 BoA로 개명, 대형 상업은행으로 발전하게 된다. 당시 은행업에 지점망을 형성하고 본점이 관리하는 현대적 개념의 은행 운영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BoA는 신용카드 산업에 있어서도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개별 계좌와 신용카드를 직접 연계하는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미국 최초의 신용카드인 뱅크아메리카드(BankAmericard, 비자의 원형)를 발급했다.

BoA는 1990년대 들어 합병을 통한 성장을 지속했다. 1992년 캘리포니아내 라이벌이었던 시큐리티 패시픽(Security Pacific)그룹과 SPNB(Security Pacific National Bank)를 인수했으며, 1994년 시카고 제1의 상업은행인 콘티넨털일리노이내셔널뱅크 앤드 트러스트를 인수하면서 BoA가 미국내 최대 은행으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2001년 이후 공격적인 M&A를 통해 사세를 확대했다. 1999년 미 의회에서 금융서비스 현대화법이 통과되고 지주회사 방식의 겸업화가 허용되면서 미국 은행은 대형화, 겸업화의 길을 걷게 된다. 김상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BoA도 2001년 새로운 CEO가 취임하면서 상업은행에서 유니버설 뱅킹(금융지주와 비슷한 개념)으로 진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2004년 BoA는 당시 미국내 시장점유율 7위이며 미 동부지역에서 강력한 영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던 보스턴 기반의 플리트보스톤파이낸셜(FleetBoston Financial)을 470억 달러에 매입할 것을 발표했다. 또 거대 신용카드 회사 중 하나인 MBNA를 350억 달러에 매입해 2006년 합병을 마무리해 4000만 개의 카드 계좌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BoA는 2008년 모기지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ountrywide Financial)을 41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주택 모기지 시장에서도 25%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게 됐다.

◇아시아 시장 입지 강화=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BoA는 메릴린치를 인수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BoA는 세계 최대의 금융기관으로 성장하게 됐으나 메릴린치의 지속적인 손실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됐고, 비핵심자산 매각과 함께 TARP 자금지원을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BoA는 2010년 들면서 흑자로 전화,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점진적 회복세로 전환했다.

BoA는 메릴린치 인수를 계기로 투자은행에서 강점을 보이는 한편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비중이 확대됐다. 메릴린치 인수 전 BoA는 계속되는 성공적인 M&A를 통해 상업은행에서는 두각을 나타냈으나 투자은행 부분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메릴린치 인수를 통해 BoA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간의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투자은행 사업부분에서만 2010년 9월 누적기준 38억 달러의 이익을 올리는 성적을 거뒀다.

또 아시아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익 확대로 해외사업 비중이 8%포인트 증가하며 지역적으로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메릴린치의 IB 경쟁력에 힘입어 아시아에서 대형 M&A,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되며 인지도 역시 높아졌다. 이에 따라 BoA는 지난해 아시아지역 수익 전년비 6배 성장, M&A 자문 부분 6위, IPO부문 5위를 기록했다.

서영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BoA가 당시 메릴린치 인수한 것은 전략적 판단에 따른 자발적 선택이라고 보기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메릴린치의 역량과 브랜드에 힘입어 그간 국내 시장에서만 주력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신흥국,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로컬뱅크가 아닌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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