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은행 M&A·합종연횡…금융지도 지각변동

입력 2011-06-10 10:33 수정 2011-06-1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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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메가뱅크]③금융위기 후 글로벌 질서 재편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환경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위기 극복과정에서 북미와 서유럽 위주의 기존 금융시장이 재편되고 아시아 등 신흥시장이 새롭게 부상한 결과, 세계 금융권의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위기 수습 이후 새로운 금융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성장기반을 마련한 지역별 대형사들의 경쟁지위는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요동친 월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금융산업 판도는 요동쳤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 5위의 투자은행(IB)인 베어스턴스와 미국 최대 저축대부조합인 워싱턴뮤추얼을 각각 24억 달러와 19억 달러에 인수했다. 또 영국 상위의 투자은행인 카제노브(Cazenove)와 브라질 최대 헤지펀드인 가베아 인베스트먼트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JP모건체이스는 총자산 2조 달러의 세계 8위 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JP모건체이스는 투자은행과 리테일 양대 부문 경쟁력을 강화한 이후 유럽·중동 지역의 기반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해외사업을 강화해 왔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미국 최대 모기지 회사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ountrywide Financial)과 대형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를 각각 41억 달러와 500억 달러에 인수했다. 웰스파고도 미국 4위의 금융그룹이던 와코비아은행을 뿐만 아니라 지방은행, 보험 컨설팅회사, 보험사 등을 인수했다.

서영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내 사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BoA는 해외사업이 활발했던 메릴린치 인수로 해외사업 비중이 8%포인트 확대됐다”며 “지난해 아시아에서 대규모 기업공개(IPO), M&A 주관사로 선정되며 이 지역 수익이 전년대비 6배 성장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투자은행, 자산운용, 국제금융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아시아 지역에서의 인지도를 제고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BoA와 마찬가지로 대표적 미국 로컬은행인 웰스파고는 위기 이후에도 국내 사업에 주력하는 전략을 고수하며 미국 내 영업망 강화에 역점을 뒀다는 게 서 수석연구원의 설명이다.

◇합종연횡한 유럽= 유럽에서도 은행간 합종연횡(合縱連橫)이 치열했다. 그간 대출을 확대하며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취해 왔으나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이후에도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판도 변화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서 수석연구원은 “위기를 전후해 유럽의 상위권 내 은행 수는 유사하나 각 사별 순위는 크게 변동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BNP파리바는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다수의 M&A를 추진했다. 리테일 부문은 유럽 내, 자산관리 및 상업투자은행(CIB) 부문은 유럽 이외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기반 확대를 모색했다. 이에 따라 2009년 금융위기로 부실화된 벨기에 포티스뱅크(Fortis Bank)와 룩셈부르크 BGL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유럽 내 리테일 영업기반을 강화함과 동시에 유럽 1위 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영국 바클레이즈은행은 파산한 리먼브라더스의 북미사업부문을 인수했고, HSBC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의 주요 은행 및 증권사 지분을 인수하는 한편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의 아시아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은 ABN암로 인수를 시작으로 소매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M&A를 연이어 추진했다. 도이치뱅크 역시 IB에 편증된 수익구조 다변화를 목적으로 유럽 내 대형 M&A를 추진한 데 이어 미국, 중국 등에서도 M&A를 통한 사업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RBS, 코메르쯔은행, 로이드은행 등은 사실상 국유화돼 비핵심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이 한창이고, UBS ING 등도 몸집 줄이기가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로 아일랜드와 스페인 정부가 각각 얼라이드 아이리시 뱅크(AIB)와 까하수르(CajaSur)의 국유화를 단행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기 이후 BNP파리바, 산탄데르, 도이치뱅크 등은 M&A에 기반한 사업 확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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