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廣場에서] 쇄신 외치는 한나라, '책임정치'는 나 몰라라

입력 2011-05-23 11:54 수정 2011-05-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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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22일 7.4 전당대회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유는 ‘책임정치 구현’이었다. 그는 “4.27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불출마하는 것이 책임정치 구현에 부합하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출마 배경에 얽힌 속내는 차치하고 그가 이번에 내건 명분만큼은 쇄신의 진정성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또한 “새로운 당 지도부는 재보선 패배 논란에서 벗어나있는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는 말에서 그의 ‘동귀어진’(同歸於盡) 전략도 엿볼 수 있다.

그의 지적대로 현재 자천타천 차기 지도부 후보군에 올라와 있는 면면들을 보면 책임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우선 중진급 인사들 가운데 김무성·홍준표 의원이 눈에 띈다. 김 의원은 직전 원내대표로서 재보선 공천 등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당의 정책을 총괄,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홍 의원은 최고위원 당시 강재섭 후보를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여권의 가장 뼈아픈 대목인 경기 성남 분당(을) 패배를 자초했다.

또한 남(남경필)·원(원희룡)·정(정병국)으로 대변되는 원조 소장파 중 한 명인 원희룡 의원은 재보선 공천을 총괄한 사무총장의 중책에 있었다. 비록 그가 “지금은 자숙할 때”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의원간 교집합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친이계 구주류는 그의 출마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 역시 전직 지도부 일원이었음에도 현재 ‘새로운 한나라’ 소속으로 쇄신풍에 기대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물론 이들이 지난 과오에 대해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에게 직접 물을 수는 있으나 과연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여론의 차가운 냉대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신주류를 자처하는 ‘새로운 한나라’ 또한 진정성과 순수성만을 앞세워 권력투쟁의 책임에서 한발 비켜서려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이미 그들은 황우여 체제를 탄생시킨 지난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권력투쟁의 소용돌이로 들어왔다. 갖은 오해와 억측이 부담스러워 자체 후보를 내세우지 않는 것은 그들이 진정 강조한 정책쇄신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비평가들의 지적을 가슴 깊이 새겨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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