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상승에…실질금리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입력 2011-05-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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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기 국고채 지난달 -0.5%, 한은 '베이비스텝'론 효과 없어

증권사를 통해 지난해 12월 국고채에 투자한 김모씨는 되레 손해를 보고 있다.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하면서 실질적으로 금융자산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에 돈을 넣어두겠다는 의도였지만 손실까지 볼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친 부작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물가상승이 가파른데 이어 실질금리도 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자산거품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11일 통계청과 금융투자협회는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3년 만기 국고채의 실질금리가 지난달 -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였고 국고채 금리(3년물)는 연 3.7%(월평균)였다.

실질금리는 지난해 12월(-0.3%)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보였다. 채권에 투자한 금융자산이 5개월째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를 집계한 1995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이자소득세(세율 15.4%)까지 고려하면 감소폭은 더욱 커진다.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신규취급액 기준) 금리 역시 3월 3.7%로 같은 달 물가상승률(4.7%)보다 1.0%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9월부터 7개월째 마이너스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행진을 하는 이유는 물가상승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실제 18개월만에 국고채 3년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지난해 9월(-0.12%)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였다. 가파른 물가상승의 전조를 보인 시기다.

올해 들어 4% 이상의 높은 물가상승을 유지하자 금리상승이 이를 뛰쫓기에는 힘이 부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데 있다. 한은은 시장에 풀린 과도한 유동성을 회수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베이비스텝’론을 내세우며“빠르게 걷다가 넘어지기 보다는 천천히 꾸준히 걷겠다”는 기준금리 인상 방침에 따른 것이다.

분명 인상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는 있다. 하지만 채권 금리는 답보 상태를 지속하며 김 총재의 ‘베이비스텝’론을 무색케 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3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4.10%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6일 기준 3.75%까지 떨어졌다.

오는 13일 한은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자산거품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이면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기업 투자가 좀체 늘지 않고 있어 투자 진작 효과보다는 원자재 등 물가 상승에 대한 압박이 더욱 크다. 금융자산에서 돈이 이탈하면서 증시 거품을 키울 우려도 제기된다.

김문수 다이와증권 상무는 “실질금리 마이너스는 통화 유동성을 제 때 흡수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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