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設野設] 김무성의 ‘MB 독대용 술’ 끝내 뚜껑 못 열어

입력 2011-05-06 15:33 수정 2011-05-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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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의원회관 집무실에는‘쿠보타 만쥬(久保田 萬壽)’라는 최고급 사케가 있다. 1년 전 김 원내대표가 취임할 때부터 오늘까지 책장 한 켠에 고스란히 자리한 이 술의 주인은 다름 아닌 이명박 대통령이다.

김 원내대표의 측근은 “대통령과의 독대가 성사되면 김 원내대표가 직접 가져가려고 준비해 둔 술”이라고 전했다. 결국 사케 뚜껑은 그가 물러나는 날(6일)까지 열리지 못했다.

김 원내대표는 취임 이후 ‘MB의 정치적 경호실장’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 그는 1년간 친박 색채를 지우고 신주류로 떠올랐다. 한·EU FTA 국회 통과를 위해 정부의 허술한 피해대책을 호되게 질책하고, 국회에 단골 불출석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을 본회의장으로 불러내 매를 드는 등 의회에 중심을 뒀다.

하지만 기대 만큼 ‘여의도 정치’는 살아나지 않았다. 개헌, 세종시법, 4대강 예산안까지 청와대와 완벽히 발걸음을 맞췄다.

신공항 백지화에 유감을 표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이럴 때 (지도자는) 욕먹을 각오를 하고 바른 소리를 해야 한다”고 비판한 이도, 과학비즈니스 사태에서 대통령 인격 문제를 거론한 박성효 최고위원에게 “함부로 말하고 있다”고 호통 친 이도 김 원내대표다.

‘신MB직계’라는 말들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지난 4일 밤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 지시 전화 한통 받은 적이 없고 내 소신껏 했다”며 “실세라는 비판을 많이 들었는데 (대통령과) 독대해 본 일이 한 번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의 집무실에 남겨진 술을 떠올리면, 세간의 평가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한 것과 동시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친박 좌장’ 타이틀을 떼고 원내대표 직을 선택한 그로선 복잡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그는 내년 공천, 대선을 앞두고 화합형 이미지와 경륜을 내세우며 6~7월 즈음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내다본다. 그가 당 대표에 오르게 되면 술병은 말끔히 비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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