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달라” 제일저축銀 창구 ‘북적’… 뱅크런은 진정세

입력 2011-05-06 11:00 수정 2011-05-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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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여의도지점 창구 표정

▲금융감독원이 제일저축은행의 영업정지 가능성이 낮다고 밝혀 예금자들의 예금인출 자제를 촉구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제일저축은행에 예금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지금 상황에서 정부가 안전하다고 하는 말을 누가 믿겠나. 제일저축은행은 튼튼한 곳인데 언론이 문을 닫은 다른 저축은행이랑 똑같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게 문제.” - 제일저축은행 예금자

3일 임직원의 불법 대출로 인해 촉발된 제일저축은행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이 6일 오전에도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대기자수가 현저히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는 뱅크런이 진정세에 들어서는 모습이다.

6일 오전 제일저축은행 여의도지점에는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업개시 시간인 9시경 현재 영업점에 있는 고객수는 100여명 가량이다. 1200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간 지난 4일 대기자수보다는 눈에 띄게 인출 대기자수가 줄었다. 지난 4일 건물 밖까지 줄이 늘어선 모습보다는 상황이 한결 나아졌다.

9시 10분까지 대기표는 110번까지 나갔다. 이날 번호표를 받은 고객들은 오는 18일부터 예금을 찾을 수 있다. 지난 4일 번호표가 1800번까지 나갔고 제일저축은행은 오늘 저녁 7시까지 영업을 하며 4일 250번 고객까지 예금 인출 업무를 처리할 계획이다.

예금자 최모씨(여, 55세)씨는 “4일이 예금 만기였는데 무조건 처리가 안 된다고 다음주에 전화를 주겠다고 한다”라며 “5000만원 미만이라 큰 걱정은 안 했지만 막상 창구에 와서 상황을 보니 더 불안해진다”고 말했다.

예금자 김모씨(남, 63세)는 “예금 1억원이 전재산이다. 처음부터 분산시켜서 예금하라고 했어야 되는데 이제와서 처리가 안 된다고 2주 후에나 오라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

고객들은 불법 대출 비리보다 예금 인출 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제일저축은행은 지난 2월 저축은행권 뱅크런 당시 표적이 됐던 우리·도민저축은행 등과 달리 업계에서 손꼽히는 우량사이며 고객들도 이를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예금이 빠진다는 소식 자체가 불안하다는 것이다.

다른 예금자 김모씨(여, 45세)는 “가지급금 정도인 2000만원만 남기고 나머지를 다 인출하려고 왔다”라며 “나름대로 안전한 저축은행을 조사해서 조금 더 높은 금리를 포기하고 이곳에 돈을 맡겼는데 예금자들이 다 패닉 상태다보니 부실을 떠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일저축은행 창구는 예금자 설득 작업에 한창이다. 제일저축은행은 5000만원 이상의 예금에 대해 가족 명의로 예금을 이전하거나 제일Ⅱ저축은행으로 옮기면 해지 이율이 아닌 정상 이율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예금 인출 고객을 붙잡고 있다.

제일저축은행측은 상황이 크게 비관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늘 하루 영업을 하면 주말 동안 이틀을 쉬고 9일 하루 영업을 했다가 10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또 하루를 쉰다. 예금자들이 진정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다.

또 유동성도 충분하다. 제일저축은행측이 마련해둔 유동성은 6500억원, 저축은행중앙회의 유동성 지원자금 2000원을 이미 마련해뒀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추가 지원 유동성이 6000억원 가량 더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틀간 1800억원 가량 인출됐지만 충분히 버틸만한 수준인 것이다.

제일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 4일 예금을 못 받아간 고객들의 인출이 있겠지만 특히 5000만원 이하 예금자들의 심리는 많이 안정된 것으로 본다”라며 “오늘 인출 규모가 많이 줄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 다음주부터는 완전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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