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지금 한국사회는 멘토가 필요한 때

입력 2011-04-26 11:00 수정 2011-04-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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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일양약품 사장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의 인기가 대단하다. TV를 평소에 잘 안보듯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곧 잘 챙겨 보는 편이다.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과연 누가 위대한 탄생의 주인공이 될지 궁금한 이유도 있지만, 각자의 진출자들이 노련한 멘토를 만나 자신의 능력이 조금씩 향상되어 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자의 멘토들이 음악의 전문성과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주며 그들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볼 때면,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예전에 아이와 함께 보았던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라는 영화를 기억한다. 전통, 명예, 훈육, 그리고 탁월을 4대 원칙으로 한 전통있고 보수적인 남학생 학교인 ‘웰튼 아카데미’에 영문학 선생님으로 등장하는 로빈 윌리엄스가 틀에 박히고 힘든 강의에 지쳐가는 학생들에게 ‘선생님을 떠나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고 특별하게 인식해 주는 존재’로 나온다.

마지막 장면에는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는 선생님을 향해 자신들을 깨우쳐준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학샐등이 책상 위에 올라가 그를 바라보는 장면은 아직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당시 나로서도 참 감명 깊던 대사가 하나 떠오른다.

직역하면 “현재를 즐겨라”, 의역하면 “너의 인생을 특별하게 만들어라”는 라틴어 “카르페 디엠”이다. 틀에 박힌 삶을 강요 받는 학생들에게 더 할 수 없는 영감의 멘트이자 가장 적절한 멘토의 대사였다.

멘토는 그렇다. 현재를 누구보다 더 멋지게 즐기게 해 주는 것이다. 더 좋은 삶을 책임져 주는 것도, 언제나 함께 해 주는 것도 아닌, 바로 ‘지금’을 자신의 삶 앞에 충실하고 멋지게 만들어 주는 조력자의 역할이다.

자신의 유경험을 통해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조언과 도움을 주는 멘토. 좀 동떨어진 얘기지만, 더 똑똑하고 더 유명하고 더 훌륭한 사람일수록 멘토는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자살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특히나 연예인들의 뜻하지 않는 죽음, 그리고 최근 이어졌던 카이스트 학생들과 교수의 자살 등을 접하면서 그렇게 현재를 멋있게 사는 것처럼 보인 연예인과 지식인들이, 현실은 얼마나 비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 앞에 “내가 너무 화려하게만 보여졌기에” 그리고 “내가 너무 우수하고 뛰어나다고만 믿기” 때문에 자신을 더 숨겨야 했던 그들의 삶이 얼마나 현실과 괴리되어 살았겠는지?

분명, 멘토는 사람이다. 미래를 보여줄 수도 과거를 바꿔 줄 수도 없지만, 현재를 위안해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바로 사람..‘멘토’다. 너무 ‘나 스스로를 강요해 가고 더 뛰어나게 보여줄 수 밖에 없는 현 시대’의 멘토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리고 그 멘토를 멀리서 찾지 말기 바란다. 또한 특별한 사람만이 멘토가 된다라는 선입견도 버리자. 우리가 원하는 또 당신이 원하는 멘토는 지금도 수없이 만나고 있다.

당신의 지식은 부족하지만 단 시간엔 얻을 수 없는 삶의 지혜를 보유하고 계신 부모님이 그랬고, 학창시절 학업외에도 많은 가르침을 주신 담임선생님과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빠른 적응을 도와주었던 직장 선배, 하물며 차를 몰고 길을 갈 때 정확하고 빠른 길로 안내하는 네비게이션 역시 우리 인생의 중요한 멘토이다.

현실이 힘들고 삶의 무게감을 갖고 사는 가장의 눈물과 쓴 웃음을 천연덕스럽게 받아 줄 수 있는 꼬맹이 아이들도 너무 큰 멘토다.

이렇듯 삶의 단편적인 조각 하나하나마다 우리의 곁엔 언제나 멘토가 존재하였다. 그리고 반대로 좋은 멘토가 우리 곁에 있을 때 우리의 삶은 하나의 멋진 퍼즐이 완성된다.

우리의 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지금 나의 멘토는 누구였는지? 난, 누군가의 멘토로 있는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보인다면 그 사람의 멋진 멘토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 순간, 선 경험의 가르침을 넘어 그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하는 위대한 탄생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진정 우리 사회는 서로를 위한 멘토가 분명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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