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캡틴] 인유성 LG디스플레이 대만법인장

입력 2011-04-1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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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인(Mr. Yin)”

LG디스플레이의 대만법인 현지 직원들은 인유성 LG디스플레이 대만법인장(부사장)을 이렇게 부른다. 현지 임직원들과 거리를 좁히기 위한 인 부사장의 의지가 담겼다.

◇뭉치고 하나로=인 부사장(사진)은 지난 2009년 LG디스플레이 대만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 추진한 일이 사무실 이전이었다. 도심에 위치한 기존 사무실은 편리한 교통 조건을 갖췄지만 사무실 확장이 불가능했다.

“대만법인과 중화지역 센터의 성장을 위해 공간 확보가 시급했습니다. 출퇴근시간이 길어질 것을 염려하는 일부 직원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미래성장가능성을 보고 과감히 결정했습니다.”

그는 신규 사무실을 얻기 위해 유명한 풍수지리가를 불러 자문을 얻을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사무실에서 보이는 지룽(Chilung)강이 용의 모양을 하고 있는데, 용머리가 대만법인이 들어선 건물을 치는 형국이라고 하더군요. 앞으로 80년 동안은 돈 걱정할 필요 없는 명당이랍니다.”

인 부사장은 사무실 이전 후 대만에 주재하고 있던 LG계열사들을 하나로 묶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대만에 와서 보니 LG계열사들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게 느껴졌다”며 “현지 계열사 및 법인간 시너지는 뭉쳐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LG이노텍·LG하우시스 등 여러 계열사들이 한 건물에 모이면서 계열사 법인장의 월간 정례회의가 가능해졌다.

대내외 협력 기반이 형성되자 인 부사장은 대만법인의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장기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인 부사장은 당시 대만 법인에 파견된 해외 주재원(FSE / Foreign Service Employee)과 현지에서 채용된 대만 직원(ISE / In-nation Service Employee)들의 거리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부임 당시 대만법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주재원과 ISE들이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해외 법인들이 유사한 문제를 갖고 있죠. 하지만 대만법인은 중화지역 센터로 발돋움 하면서 영업기능뿐 아니라 마케팅·개발·구매·제품서비스 등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기능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이는 본사 규모의 다양한 부서가 유기적으로 돌아갈 때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팀워크가 부족했다. ISE들의 이직과 퇴사율도 높아 우수인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인 부사장은 인적자원관리(HR, Human Resources)에 대한 기본 틀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15년 경력의 HR전문가 현지인이 부장으로 영입됐다. 그 결과 현재 대만법인의 ISE 60% 이상이 1개 이상의 석사학위를 가진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됐다.

대만 현지인 직원의 근무요건도 개선됐다. 대만법인은 인부사장 취임 이전보다 ISE들에게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한 ISE 비전설정(Envisioning)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예다.

인 부사장은 주재원의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인부사장은 본인 스스로 모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매달 관리자급 이상 ISE들과 함께 업무공유 회의가 진행됐고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반드시 해당 팀원들과 같이 식사를 한다.

◇즐거운 직장=그는 공식 석상이나 사석에서 ‘우리가 예의 바르고 겸손하게 해야 인정을 받고 신뢰와 신의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한다.

현지 주재원과 현지직원들은 ‘즐거운 직장’ 활동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LG디스플레이 전 법인을 대상으로 개최된 ‘조이풀 워크샵(Joyful Workshop)’ 에서 2등을 했다.

짧은 기간에 많은 성과를 냈지만 인 부사장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해외 법인의 롤 모델(Role Model)이 되어야 한다’는 CEO 권영수 사장의 말대로 대만법인을 중화지역 중심으로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한 2011년 계획을 인 부사장은 강한 자신감과 함께 표출했다.

“올해는 ISE의 교육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 ISE 관리자가 전문가가 돼 서로를 교육하는 선순환 시스템이 구축되면 발전하는 문화가 될 것입니다. 즐거운 직장 활동과 ISE Envisioning도 꾸준히 추진함하면서 현지화를 위해 보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인 부사장은 대만 법인의 사업 계획에 대한 부분도 설명했다. “구매·마케팅 기능을 강화할 것입니다. 본사에서 파견된 직원들이 아니라 현지 대만직원을 육성해 이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R&D 기반구축과 역량확보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한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뛰어난 응용기술 인프라를 갖췄습니다. 우리가 필요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업과 대학을 발굴해 좋은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라는 직급을 만들어 디스플레이 기술과 산업에 오랜 경험과 지식을 갖추 전문가를 임원급으로 채용해 기술 트렌드와 인사이트(Insight, 시대흐름을 읽는 통창력)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인유성 부사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만법인을 대만에서 제일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의 평판관리·급여체제·사무환경 개선 등등 많은 요소들이 다각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ISE들에게 이 회사를 주도하고 발전시켜야 할 시대가 조만간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저와 같은 법인장도 ISE들 중에서 나올 것이라고 비전과 꿈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 대만법인 해외 주재원과 현지 대만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LG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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