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명박-박근혜의 ‘장군멍군’

입력 2011-04-0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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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지도자’로 내려앉힌 ‘국가지도자’

이명박 대통령이 1일 동남권신공항 백지화 관련, 특별기자회견에서 “지역구(대구)에 내려가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도 이해한다”면서 “내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밖에 할 수 없다는 것도 아마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얼핏 보면 ‘서로 이해하자’는 말처럼 들리지만 내면에 포함된 논리는 다르다. 국가적 차원에서 지역이해가 아닌 국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국가지도자’의 입장을 지역이해에 함몰돼 국익을 고려치 않는 ‘지역지도자’가 이해하라는 뜻이다. 전날 있었던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박근혜와 이명박은 격이 틀리다’고 답한 것이다. 그야말로 언중유골(言中有骨)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표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박 전 대표는 31일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지금 당장은 경제성이 없다지만 미래에는 분명 필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그게 바로 미래의 국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공항은 건설하는 데만 10년 정도 걸린다”면서 “대비를 안 하다가 절실하게 필요성을 느낄 때는 늦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경제 타당성을 이유로 국익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내린 고뇌에 찬 결단’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철저한 반박이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더라도 미래수요를 생각해 장기적 국익 관점에서 추진하는 것이 지도자의 자세이며, 미래 국익을 바라보는 대처라는 지적인 것이다. ‘현재 국익’에 ‘미래 국익’으로 맞선 셈이다.

박 전 대표는 또 “이번 결정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 유감스럽다”면서 “앞으로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정부나 정치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아야 예측 가능한 국가가 된다”고 말했다. 자신을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정치인’으로 설정하면서 반대축에 이 대통령을 ‘약속을 어기는 예측불가능한 정치인’으로 대비시켜 놓은 것이다. 이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을 제대로 짚은 것이다.

이 대통령이 1일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표 반격에 ‘국가지도자와 지역지도자’라는 논리로 응수함에 따라 공은 박 전 대표에게로 넘어갔다. 박 전 대표의 다음 수는 무엇일까. 두 사람이 주고받는 멋진 응수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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