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9번째 구단주,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입력 2011-03-31 15:46 수정 2011-03-3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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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과정과 향후 비전에 대한 생각 밝혀

"제게 야구는 삶을 지탱하게 해 준 삶의 지혜서였습니다"

프로야구 제9구단으로 본격 닻을 올린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44)<사진>가 구단주로서 그간의 창단 과정과 비전을 밝혔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 대표가 기자들 앞에 선 것은 2008년 이후 3년 만이다.

31일 오후 1시 연고지인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원'이라고 쓰인 야구잠바를 입고 모습을 드러낸 김택진 대표는 '야구소년'이었던 어린시절 추억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대표가 야구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된 것은 '거인의 별'이라는 제목의 소년 야구 만화가 단초를 제공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투수로 만든다는 내용의 야구만화를 본 어린시절의 김 대표는 몸에 스프링을 달고 다니고 선구안을 키우기 위해 달리는 차 안을 보는 훈련을 따라해보았다.

그는 "스프링을 만들어 찰 수는 없으니 모래주머니를 다리에 차고 투수하는 것을 좋아해 팔에도 찼다"면서 "중학교 때까지 체구가 작아 빠른 볼을 잘 못 던졌기 때문에 커브볼을 던지고 싶어 책방에서 연구하고 밤새 골목에서 연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국중학교 3학년 시절 장충단 공원 옆에 있던 학교가 이전을 하면서 야구를 할 기회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김 대표의 마음 속 영웅은 최동원 선수였다. 최동원 선수가 투수로 한국시리즈에서 4승을 이끌어냈을 때 자신도 마음 속에서 영웅이 되는 모습을 꿈꿨다는 것.

서울대학교에 입학해 컴퓨터 관련 산업에 뛰어들게 되면서 비록 글러브 대신 컴퓨터를 끼고 살았지만 김 대표를 지탱해 준 것은 야구였다.

창업을 하고 나서 IMF가 터졌을 때도 용기를 준 것 역시 해외에 나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박찬호 선수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에서 다시 용기를 얻고 사업을 할 수 있었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특히 김 대표가 구단주가 돼야 겠다고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2009년 있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였다.

김 대표는 “WBC에서 김인식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야구를 보면서 히딩크 감독의 신화만큼 가슴이 뛰었고 야구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엔씨소프트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회사 직원들한테 야구구단 창단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을 때 직원들이 야구를 좋아하고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끝까지 해보겠다고 답했다. 따라서 걱정이 앞서지만 결정을 내리는 데 두려움이 없었다.

야구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현한 김 대표는 "창원은 엔씨소프트의 고향"이라며 창원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가 밝힌 야구에 대한 단상은 '마음먹은 대로 즐길 수 있는 영화'이자 '삶의 지혜서'다.

투수가 던지는 한골 한골에서 드라마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야구이며 분야별로 다양한 역할이 있고 경영기술과 장단기적 전략이 한데 어우러져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는 얘기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 보다는 사회의 가치를 만들어가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김 대표는 게임산업이 사회적으로 자랑스러운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사회적 약자에게 힘이 돼주는 야구구단을 만들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향후 야구로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얼마나 훌륭한 팀을 만들고 얼마만큼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명문 구단을 만들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그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엔씨소프트는 KBO로부터 창단 인증패를 전달받았다. 또한 창원시와 엔씨소프트는 신규 구장 건립과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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