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뱅크론 부상...금융권 빅뱅 오나?

입력 2011-03-13 09:52 수정 2011-03-1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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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메가뱅크(초대형은행)론'이 금융권에 또다시 부상하면서 각종 짝짓기 시나리오들도 거론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에 매가뱅크론을 주장해온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내정된데다, 금융당국 수장이 인수.합병(M&A)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에 이은 추가 M&A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여러 가지 M&A 시나리오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을 점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정부와 금융권 내에서 대형화에 대한 신중론이 만만치 않은데다 내년에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시기적인 제약과 노동계의 반대도 커 대형 금융회사 탄생을 통한 은행권 재편전략이 과연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가뱅크론' 논란 재점화

메가뱅크론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 시절 강만수 내정자에 의해 국내에 등장하게 됐다. 메가뱅크론은 국내 은행의 덩치를 키워 세계 금융시장에서 다른 나라의 금융회사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글로벌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자는 게 핵심이다.

강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장관 재직 때에도 "세계 70위 은행이 5∼6개 있어 봤자 아시아 금융허브도 어렵고 국제시장 자본조달도 어렵다"며 산은 민영화를 계기로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을 통합한 대형은행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다수 국내 은행들이 소매금융 업무에만 치중하다 보니 위기 등의 외부 충격에 취약하고 글로벌 경쟁력도 약하다는게 이같은 주장의 논리적 근거다. 대형 은행 만들기 등 금융산업 재편 전략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시발점이었다.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우리금융을 민간 금융지주회사와 합병하거나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의 국책은행들과 합치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우면 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메가뱅크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강 내정자와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으로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다.

김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시장에 큰 M&A가 생기고 있지 않나?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업계의 최고위 관계자도 "강 내정자의 취임을 계기로 금융계에 예상하지 못했던 `균열'이 생길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예상을 뛰어넘는 빅뱅이 올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우리 금융업도 이제는 명실상부한 산업으로 발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이 여전히 M&A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다 내년 3월 출범 기대감이 커지면서 농협금융지주도 M&A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메가뱅크 시나리오는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산은이 우리금융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메가뱅크론을 주장해온 강 내정자가 산은의 수장으로 정해진데다 금융당국의 우리금융 민영화 재추진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은행 등 계열사 `분리매각'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비롯해 은행 자회사만 3개를 거느리고 있어 산은의 자금조달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고 두 금융지주가 합병하면 자산규모가 500조원대로 불어나 국내 1위 금융지주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자산규모가 산은금융은 159조원, 우리금융은 326조원에 달한다.

아울러 정책금융공사와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들의 통폐합까지 추진된다면 자산규모로 세계 30∼40위권의 대형은행이 국내에서 탄생할 수 있다.

농협이 어떤 금융회사와의 M&A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농협측은 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면 프랑스 1위 금융그룹인 크레디아그리콜(CA)처럼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최대 금융지주사로 성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금융투자회사나 은행 등에 대한 M&A를 통해 규모화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농협은 과거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는 등 M&A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이 자금력을 동원해 다른 금융지주사나 은행, 증권, 보험 등의 금융회사를 인수해 덩치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며 "농협이 어떤 금융회사를 선택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들이 서로 경쟁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전격적으로 양자결합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리딩뱅크의 재건을 노리는 KB금융지주, 내홍사태 이후 새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 등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우리금융 민영화까지 가세해 예측불허의 결합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메가뱅크론 우려도 적지 않아

그러나 금융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은행 대형화에 대한 회의론이나 신중론 또한 적지 않다.

최근 세계적인 은행 대형화 규제 흐름과 맞지 않고, 덩치만 키워봤자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갖기 힘든데다 내년에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어 올해 M&A를 추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메가뱅크론에 대한 금융권 노동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최근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의 면면 등을 감안할 때 현 정부에서 금융회사 민영화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금융과 산은금융 매각은 헐값 매각과 특혜설 등의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어 결정자가 책임까지 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노조 관계자는 "메가뱅크 구상이 산은과 우리금융, 기업은행 등을 합치는 것이라면 강력 저지할 것"이라며 "이들 은행은 모두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어 점유율이 50%를 넘어 독과점을 낳을 수 있으며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기적으로도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어 M&A시장이 외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메가뱅크론의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M&A는 대선과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경제적 논리보다 정치적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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