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검사)는 2일 한씨의 재소환에 대비해 사건 기록과 법리 검토에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지난달 28일 검찰에서 14시간여 동안 진술한 내용을 그간의 수사 기록과 대조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며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범위의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 선별하고 있다.
검찰은 그림·청장 연임 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과정의 직권남용 등 '3대 의혹'에 대한 한 전 청장의 주장과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이나 여타 참고인의 주장이 많이 엇갈리는 만큼 1∼2일 정도 더 기록을 검토한 뒤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을 재소환할 것인지, 한다면 언제 할 것인지, 다른 조사 없이 바로 재소환할 것인지 등 여러 문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주 후반부터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한 뒤 한씨를 재소환할 방침이다.
한편 'BBK 의혹'을 폭로한 에리카 김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동열 부장검사)는 이르면 금주 중에 김씨를 재소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형사처벌 범위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2007년 미국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과 관련, 미국 시민권자인 그가 자국에서 한 행위를 국내에서 처벌할 근거가 뭔지, 현지 가택연금(6개월)과 보호관찰(3년) 이후 귀국해 공소시효 정지 적용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검토 중이다.
김씨는 동생 김경준씨가 저지른 횡령죄의 공범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07년 12월5일 김경준씨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누나 김씨를 기소중지했으며 형사소송법 253조 제3항에는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된다고 돼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 판례는 '범인의 국외체류 목적은 오로지 형사처분만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체류하는 것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목적 중에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이 포함돼 있으면 족하다'는 입장이어서 검찰은 김씨의 미국 체류 과정과 귀국 경위를 따져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