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왕 말만 믿고 돈 꿔주지 마세요"

입력 2011-02-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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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설계사 사기사건 대처방안 골몰

한동안 잠잠했던 ‘보험왕’ 사기 사건이 다시 발생하면서 부실 보험왕에 대한 보험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고객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설계사들이 보험왕이라는 신용을 바탕으로 보험료 횡령은 물론 개인적인 채무관계까지 맺고 있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한 생명보험사는 수십억대의 사기 사건에 연루됐다. 이 보험사에서 10년 동안 근무하면서 5번이나 보험왕을 차지했던 설계사로 피해자만 최소 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험사는 현재 내부감사와 함께 경찰에 설계사를 고소한 상태이며 피해자 개개인의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다.

보험왕 출신 설계사의 사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에도 한 중소 생보사의 보험왕이 수천만원대의 보험료와 돈을 가로채 도주했다. 또 대형 손해보험사 보험왕은 고객의 계약을 해약한 보험금을 빼낸 것도 모자라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빌리고 고객 이름으로 수천만원을 대출받아 24억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보험왕 사기 사건은 왜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것일까. 보험설계사라면 누구나 보험왕을 꿈꾸고 한 번 얻은 타이틀은 다음 계약에 유리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왕 사기 피해자들 대부분이 보험왕이란 말을 믿고 거액의 돈을 건내줬던 점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보험왕이 되면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연봉과 함께 회사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보험영업의 꽃’이라 불리며 돈과 명예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것.

그러나 억대 연봉을 받으려면 그만큼의 보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보험 계약 건당 수당을 지급하는 만큼 많은 계약을 끌어올수록 연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계약자 수를 불풀리기 위해 유령고객을 만드는 등의 편법이 동원되다가 쌓이면서 대형 사기 사건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부실을 보험사가 눈감아준다는 것. 또한 보험왕 타이틀를 내세워 개인간 금전거래가 이뤄졌음에도 보험사들은 개인간 금전거래라며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

한 설계사는 “보험왕의 매출이 회사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만큼 묵인해 주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선량한 설계사에게까지 악영향을 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보험계약과 별도로 개인간 채무는 반드시 증거 등을 남길 것을 당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속 설계사가 불완전판매를 했다면 고객에게 피해가 없도록 분명히 보상한다”면서도 “개인채무는 보험사가 책임질 근거가 없으므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를 남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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