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전세찾아 춘천까지 ‘유랑신세’

입력 2011-02-09 11:06 수정 2011-02-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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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피하자” 2~3개월 초단기 월세도 등장

#.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일터를 갖고 있는 강모(35)씨는 최근 춘천지역에 전세집을 구하러 다닌다. 지난해 말부터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2000만원 이상 올려달라는 통에 시름하든 그가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소식을 접한 후부터다.

서울~춘천 고속도로까지 뚫려 서울까지 1시간이면 출·퇴근이 가능해 아예 저렴한 춘천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상심이 크다. 이 곳에도 전세난에 전세물량이 씨가 마르는 등 춘천에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오른 전셋값이 엄두나 안나 조금 가격을 쳐 주더라도 춘천에서 둥지를 틀겠다는 게 강 씨의 생각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셋값이 갖가지 ‘전세백태’를 양산하고 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전셋집을 찾아 유랑을 떠나는가 하면, 2~3개월 초단기 월세 물건도 등장하고,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생들은 ‘아파트 하메’로 집을 나눠쓰는 등 전세대란은 급기야 ‘생존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전세난을 틈타 다가구를 원룸으로 쪼개는 불법까지 나타나고 있다.

춘천이 서울은 물론 경기도에 살고 있는 전세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은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수도권으로의 출퇴근이 수월해진 때문이다. 전세난이 수도권을 넘어 춘천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전세난 ‘청정지역’인 춘천에서도 지난 1월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1.7%로 급등하며 전국 평균 상승률(1.1%)보다 0.6% 높게 나타나는 등 전세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일단 기다리고 보자는 ‘초단기 월세족’도 양산하고 있다. 2~3개월의 초단기 월세계약을 하고 임시로 머물며 마땅한 전셋집을 알아보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치솟는 전셋값에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비수기를 겨냥하겠다는 것이다. 강남권 무보증 원룸 같은 경우 전용면적 26.4~33㎡이 100만원 내외다.

강남에서 무보증 단기임대 중개를 하는 L공인 관계자는 “전에는 관광객이나 지방에서 장기 출장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엔 전셋집 알아볼 때까지 머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난에 고통을 받는 것은 대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전세난에 갈 곳 없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아파트 하메’가 유행하고 있다. 동병상련끼리 뭉치는 것이다. ‘하메’는 하우스메이트의 준말로 원룸이 아닌 방 2~3개짜리 아파트를 나눠 쓰는 사람들이다. 한명당 방 하나씩 보증금 없이 월세를 내면서 단기간 머무는 형태다.

2~3인 가구는 주상복합아파트를 찾는 사례도 있다. 강남이나 도심권에 주로 있는데 73㎡형 크기에 월세는 140만원 정도다. 한 달에 140만원씩 하지만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수요가 더욱 늘면서 공급이 달린다고 전했다.

경기도 분당 등 수도권에는 다세대주택을 원룸으로 개조하는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 방문을 허물고 화장실이나 주방 등을 따로 설치하는 방법으로 총 세대수를 늘리면 그만큼 월세 임대료 수익을 더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4가구 이상 다가구주택을 짓는 것은 현행법상 불가능하지만 사용승인 후 개조방식으로 임대하면 법망을 살짝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1개 가구만 늘려도 월 30만원 이상 수익은 보장된다는 게 현지 부동산관계자의 귀뜸이다. 특히, 전세임대나 은행에서 받는 이자수익보다 월세로 매달받은 임대료 연 수익률로도 크게 이득인 것이 이런 불법을 성행시키는 이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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