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열전]한솥밥 먹던 '제약맨' 화장품 女心잡기 '맞짱'

입력 2011-01-31 12:36 수정 2011-01-3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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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선후배, 화장품업계 라이벌 되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화장품업계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제조업자 개발생산) 라이벌이다. 두 회사는 최근 5년동안 매출액이 3배나 증가했으며 주가 또한 1년만에 3배 가까이 급등했다. CEO끼리도 인연이 깊다.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과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대웅제약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경영자 수업을 했다.

****용어설명 =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제조업자 개발생산)=제품을 개발하고 만들어 브랜드가 있는 화장품 업체에 공급하는 것으로 화장품 업체가 대형화되면서 ODM 기업 또한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

‘우보(牛步) 경영’펼치는 원칙주의자

윤동한 회장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대웅제약에서 부사장까지 지낸 후 1990년에 독립해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한국콜마의 사내 곳곳에는 ‘우보(牛步)’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있다.‘우보(牛步)’는‘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겠다’는 윤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경영철학처럼 윤 회장은 서두르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회사를 키워 나갔다.

처음 회장품 사업에 뛰어들 때 OEM(주문자 상표 부착생산) 방식을 택한 건 그의 경영철학에 따른 판단이었다. 윤 회장은 사업 초기에는 자체브랜드 보다 진입장벽이 높고 투자자금도 적게 들어가는 OEM 방식이 승산이 높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OEM 전문기업으로 유명한 일본콜마와 합작계약을 맺어 기술력을 갖췄고 이후 ODM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회사의 사업은 회장품이 70%, 제약이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각 분야에 연구소를 갖춰 기술 개발에 꾸준히 힘쓰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유기농 경영’은 업계에서도 유명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면서 인위적인 환경(비료)보다는 자생력(퇴비)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유기농 경영의 실천 키워드로 ‘사성오행’을 제시했다. 사성은 창조성, 합리성, 적극성, 자주성을 뜻하고 오행은 독서, 근검, 적선, 우보를 뜻한다. 윤 회장은 지난해 협력업체 경영진 조찬 모임에서 “얼마 전 등산을 갔을 때 태풍에 쓰러진 나무들 중에는 뿌리가 약하고 내실 없는 나무 뿐 아니라 크고 가지가 무성한 나무도 있었는데, 이는 욕심이 많은 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기업을 운영할 때도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릴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

제약사 영업하다 매출 1500억원 회사 일궈내

이경수 회장은 서울대 약학과를 나와 1973년에 동아제약에 입사해 영업직에서 일했다. 3년뒤 오리콤으로 옮겨 광고 일을 하다가 1981년 대웅제약 마케팅 담당으로 스카우트 됐다. 그 당시 직속상관이 바로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었다. 이후 마케팅 담당 전무 시절 회사를 그만두고 1992년 코스맥스를 창업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 20년의 직장생활을 하며 쌓은 경영노하우로 4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회장품 업계에 새 문을 연 것이다.

그는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제조와 유통이 분리돼 있는 것을 보고 한국도 곧 그 뒤를 밟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 제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 ODM사업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10여년 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1997년 외환위기까기 찾아와 큰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ODM사업이 업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건 2000년대 들어‘미샤’나 ‘더페이스샵’ 같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가격을 인하하면서 부터다. 기술력이 뛰어났던 코스맥스에게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코스맥스의 매출은 급속도로 증가해 2005년 500억원대에서 2010년에는 1200억원대로 올라섰다.

이 회장은 해외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해 ODM 분야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서는 것이 경영 목표다. 그는 “세상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만들어진다”는 노자의 말을 중시한다. 해외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그 나라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세계를 바꾸고 싶으면 나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실에서 자기변화를 통해 직접 꿈을 꾼다면 그 꿈은 반드시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강조했다.

△두 회사 주가는

5년간 국내 화장품 시장이 22% 성장한데 비해 코스맥스는와 한국 콜마의 매출액은 4배 가까이 증가해 각각 1500억원, 2100억원대를 넘어섰다. 코스맥스는 지난 2002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2006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 2009년까지만 해도 3000원을 넘어서지 못했던 주가는 지난해부터 급등세를 보이며 1만2000원대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조정을 받으며 1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화증권 안하영 연구원은 “코스맥스는 브랜드숍의 지속적인 성장과 비수기임에도 ODM 제품 판매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특히 중국 모멘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의 주가 추이도 코스맥스와 비슷하다. 지난 2009년 3000~4000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타 1만1000원대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조정을 받으며 7000원대로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 한지형 연구원은 “한국콜마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을 비롯한 국내외 160개사에 1만5000여 품목의 화장품을 생산, 납품하며 국내 화장품 OEM·ODM 분야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장기적인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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