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글러브'로 사랑을 말하다.

입력 2011-01-24 15:28 수정 2011-04-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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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글러브 스틸컷
‘투캅스’ , ‘이끼’ , ‘공공의 적’ 등으로 흥행영화의 공식을 아는 듯, 강우석 감독은 이번 영화 ‘글러브’에서도 흥행코드를 건드린다. 이번엔 ‘감동’의 눈물을 타겟 삼았다. “야구 안에 사랑 있다”라고 동태눈을 한 채 말하는 정재영의 연기는 어딘지 모르게 따뜻하다. 욕설만 퍼부을 것 같은 거친 선을 가진 배우의 입에서 ‘사랑’이란 단어가 나왔을 때 관객들에게 다가오는 따뜻한 정서는 배가된다.

3년 연속 MVP를 차지하며 KBO 일약 스타로 유명세를 치렀던 LG트윈스의 간판 야구선수 김상남(정재영 분)은 몇 번이고 거듭되는 음주폭행 물의로 KBO에서 제명당한다. 자신을 지지하던 팬들이 순식간에 안티팬으로 돌변하는 상황에 맞닥뜨리자 “내가 지들에게 해준게 얼만데?” 라며 오만함의 극치를 달리던 김상남, 그가 강원도 시골 농아학교 ‘충주성심학교’의 야구 코치를 맡게 되며 감동의 스토리는 시작한다.

박수대신 양쪽 손을 반짝이는 이들의 인사법에 한숨을 내쉬며 한껏 무시하던 김상남은 하루하루 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듣기 시작한다. 소리를 내면 이상하게 들릴까봐 소리조차 못지르는 아이들을 향해 “소리질러”라고 윽박지르는 정재영의 눈엔 눈물이 한가득 고인다. 관객도 동시에 여기저기서 훌쩍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뻔한 감동스토리’에 상업적 흥행코드를 절묘하게 배합시켰다는 비판은 피해갈 수 없다. 김상남의 매니저로 등장하는 철수(조진웅 분)를 통해 초심을 되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관객은 매니저의 지나친 충성도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급작스럽게 변해가는 아이들의 적극성과 진취성도 조금은 어색하다. 하지만 그중 다행인건 톱 배우 정재영의 연기만으로 극을 전개하지 않는 점이다. 정재영의 연기가 극에 과잉되는 것을 절제했다. 10명의 야구선수 한명 한명의 표정을 담기 위한 감독의 세심한 배려의 흔적들이 역력하다.

▲영화 '글러브' 스틸컷
까맣게 그을려 볼품없지만 청각 장애아이들의 슬픔, 기쁨, 분노를 담은 눈빛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다. 그들의 어설픈 절규에 영화 속 타인들처럼 관객들은 그들에게 냉소를 던지지도 조롱의 비웃음도 던질 수 없다. 극은 정재영의 캐릭터에 관객 뒤 숨겨진 오만함을 투영시켜 정재영의 시선을 따라 관객의 마음을 조정해가기 때문이다.

그들도 소리내 울 수 있는 감정을 가진 우리의 동료임을 관객이 깨달아갈 때 즈음 이야기는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야구중계로 이어나간다. 실제 야구중계를 보는 듯한 장면장면들에 관객들은 숨죽이며 광경을 지켜본다. 홈런을 날리기라도 하면 스크린 앞의 관객은 야구경기장의 군중들처럼 박수를 치기도 한다.

아쉬운 점을 배우에게서 꼽으라면 극 중 유선의 역할이 애매하다. 강 감독의 다른 영화 ‘이끼’에서 보여줬던 뚜렷한 선 굵은 연기보다는 톡톡 튀어보이려는 연기가 조금 걸린다. 무조건 감싸고 도는 엄마처럼 구는 선생님역은 데자뷰처럼 어디선가 본 듯 싶다.

흥행코드 하나 더. 무엇보다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란 점에서 일단 관객들의 구미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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