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잠재력]100년 먹거리 R&D..꾸준한 투자가 ‘관건’

입력 2011-01-1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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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총 R&D 투자규모..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

미래를 설계하고 예측하는 과학기술인 중에는 박정희 정권 시대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척박한 환경이었지만 이들이 1960~1970년대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박 전 대통령만큼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소중히 여긴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자를 우대하고 ‘과학입국·기술입국’을 외치는 등 과학과 기술에 대한 그의 신념은 신앙 수준이었다는 게 과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 전 대통령이 만든 과학기술처는 장관급이었지만 참여정부의 과기부총리보다 위상이 높았다. 그만큼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고, 신임하는 장관에게 7∼8년간 일을 맡기기도 했다.

과학기술자들의 그리움은 ‘과학은 경제와 달리 선택하면 10년, 20년, 30년이 아닌 100년 이상을 내다봐야 한다’는 점에서 ‘향수’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과학기술은 한 나라의 100년 성장 잠재력의 ‘원천’이라는 얘기다.

과학기술의 핵심인 ‘연구·개발’(R&D)에 있어 우리나라가 갈 길은 아직 멀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총 R&D 투자규모는 3.37%(2008년 기준)로 OECD 평균 2.29%보다 높지만 연구·개발비의 절대 규모는 미국의 10분의1, 일본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나라의 R&D 투자형태가 ‘선진국 추격형’(catch-up)에 머무는 등 ‘질적인 성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산업별 1등 기업이 R&D에 사용하는 금액도 선진국 1등 기업에 비해 적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 1위인 삼성전자의 2008년 R&D 투자는 38억8500만 파운드(약 7조2000억원)로 미국 1등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62%, 유럽연합(EU) 1등인 노키아의 75%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를 나타내는 R&D 집중도에서도 삼성전자(5.8%)는 마이크로소프트(15.4%)·노키아(10.5%)에 크게 뒤졌다.

자동차 역시 국내 1위 현대자동차의 2008년 R&D 투자는 12억1000만 파운드(약 2조2400억원)로 일본 도요타의 6분의1,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5분의1 수준이다. 중공업 분야도 국내 1등인 현대중공업의 R&D 투자가 볼보·캐터필러 등 선진국 기업의 7~8% 수준에 그쳤다.

단기간에 연구 실적을 요구하는‘조급증’과 ‘성과주의’도 R&D 발전을 저해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실패를 하더라도 수준 높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해 주며 기다리는 선진국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는 것이다.

김성수 산업기술진흥협회 정책개발팀장은 “우리나라의 R&D 지원 체계는 선진국과 비교해도 잘 짜여져 있는 상태여서 특별한 법적·제도적 장벽은 없다”면서도 “짧은 시간에 성과를 도출해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이 가장 큰 장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앞으로 세제지원 등을 강화해 기업들이 공격적인 R&D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최근 정부와 기업 등에서 R&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성장 잠재력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의 R&D 총투자규모는 2004년 7조1000억원에서 2009년 12조3000억원, 2010년 13조7000억원, 2011년 14조9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내 4대 기업들도 올해 23조원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삼성 12조1000억원, LG 4조3000억원, SK 2조원이상 투자키로 했고, 현대·기아차도 5조원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각 경제주체들의 이런 R&D 투자 열풍은 고무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2012년까지 GDP 대비 R&D 총 투자비율을 5%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정부예산도 16조6000억원으로 R&D 투자를 늘리고, 산업기술 분야 정부출연 연구소들을 성과형 조직으로 재편하는 등 R&D 시스템도 본격적으로 개편해 질 높은 연구개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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