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th] 잃어버린 20년 겪는 日, 탈출구는 그래도 ‘수출’

입력 2011-01-18 20:39 수정 2011-01-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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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호연구소 분석...수출강국 명성 되찾아야

소비 기피와 성장률 정체의 악순환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있는 일본은 결국 수출이 살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본은 미국발 금융 위기로 세계 각국이 침체에 빠지면서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의 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일본은 미국발 금융 위기로 세계 각국이 침체에 빠지면서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의 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럼에도 수출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일본 싱크탱크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최근 분석했다. 사진은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는 일본 주요 해운사 미쓰이상선의 컨테이너선 모습. (블룸버그)

1970년대 전기·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에 힘입어 일본을 선진국에 올려놓은 수출이 위기 시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일본 경제 부흥의 시작이 수출이었던 만큼 해법도 수출에서 찾아야 한다고 일본 싱크탱크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최근 분석했다.

미즈호는 최근 무역 데이터를 볼 때 일본의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의외로 낮다고 지적했다.

2000~2009년까지 10년간 일본의 평균 GDP 대비 수출 비중은 13.7%로 독일(41.0%) 중국(37.5%) 한국(41.6%) 등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99~2009년까지 10년간 수출 성장액을 보면 일본은 1.35배로 미국(1.53배) 유럽연합(EU, 2.10배), 중국(6.16배)에 턱없이 뒤지고 있다.

전체 무역량은 증가했지만 일본의 수출은 다른 나라에 비해 거의 성장하지 않은 셈이다.

일본은 무역흑자액도 1999년 1231억달러에서 2009년에는 433억달러로 축소됐다.

반면 중국은 1999년 292억달러에서 2009년에는 1961억달러로 대폭 확대돼 일본은 수출 경쟁력의 우위에서 밀려난 상황이다.

미즈호는 수출 부진이 일본 경제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첫째로 미즈호는 수출이 저조하면 고용 창출력도 떨어진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은 15~64세까지의 생산연령 인구 중 젊은 세대의 인구가 급속도로 줄고 있음에도 심각한 취업난을 겪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내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즈호는 내수가 침체된 가운데 고용을 창출하려면 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력있는 신흥국 수요를 확보해 수출을 늘려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로 수출은 해외 원자재 획득에서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미즈호는 전했다.

일본은 에너지와 자원, 식량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자원이나 식량 가격은 한층 상승할 전망이다. 미즈호는 이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선 수출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이 무역흑자와 경상흑자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대외적으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수출력 강화에 따른 흑자를 항상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나 경상수지 적자로 해외 투자가들의 자금이탈이 가속화하면 재정적자국이나 미국처럼 기축통화국도 아닌 일본은 원활한 자금조달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미즈호는 우려했다.

수출 증가가 재정적자를 상쇄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수출이 늘면 기업실적 개선으로 법인세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개인소득세 수입도 증가한다. 세수 증가가 재정적자를 축소시켜 준다는 이야기다.

미즈호는 이처럼 일본의 수출이 경쟁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하는 신속한 시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일본의 입지 경쟁력을 높여 기업들이 일본에서 기업하고 싶도록 의욕을 높여야 한다는 것. 미즈호는 법인세율 인하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추가 규제완화 등을 들었다.

미즈호는 또 기업의 기술력 개발지원과 일본의 기술 규격의 국제표준화 지원을 들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국제 표준화가 되지 않으면 제품 확대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번째는 교육 개혁을 지목했다. 고도의 기술을 개발할 이공계 인재가 갈수록 줄면서 일본은 뛰어난 기술력을 만들어내는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차세대 기술력을 책임질 인재양성 교육을 대담하게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엔고 대책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미즈호는 엔고 해결이 가장 난해한 문제라고 평가했다. 엔고는 일본 기업들의 체질을 강화시켰지만 현재의 공동화를 재촉한 주범이라는 것. 정부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엔고를 막아야 한다고 미즈호는 강조했다.

미즈호는 기업인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일본의 몰락은 다양한 의미에서 일본 기업에 마이너스가 되는만큼 일본의 고용을 지켜 일본의 수출 증진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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