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오바마 국정연설때 초당적 좌석배치 움직임

애리조나 총격사건을 계기로 오는 2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 때 민주·공화당 의원들의 좌석배치를 초당적으로 실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의 연초 의회국정연설때 하원 본회의장에 당별로 나누어 앉는 관행을 깨보자는 것이다.

지난 8일 민주당 가브리엘 기퍼즈(애리조나) 하원의원이 피습을 당한 애리조나 투산의 총격사건으로 이런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번 총격사건이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에서 비롯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자 주초 중도파 성향의 워싱턴 싱크탱크 ‘서드웨이’(Third way)가 “대통령 국정연설때 민주· 공화당이 따로따로 앉아서 한쪽은 환호성을 지르고, 다른 한쪽은 시큰둥해 하는대립하는 모습은 피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12일 사설에서 “국정연설은 당파성을 초월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찬성 입장을 표했다.

이어 민주당 마크 우달(콜로라도) 상원의원이 동료의원들에게 실행을 제안하면서 구체적 움직임으로 번져갔다.

이 제안을 주도한 마크 우달 의원은 “국정연설때 당별로 나눠 앉는 것은 규칙이아니라 단지 관행이었다”며 “애리조나의 비극을 고려할 때 적어도 상징적으로라도 의원들이 섞여서 앉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달 의원은 “관행대로라면 국정연설때 본회의장의 내 자리는 왼편이겠지만 이번에는 민주당쪽 의석인 오른편에 가서 앉을 것”이라며 “많은 의원들이 동참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초당적 자리배치에 동참을 선언하는 의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화당 톰 코번(오클라오마) 상원의원과 민주당 척 슈머(뉴욕) 상원의원은 16일NBC의 ‘언론과 만남’ 프로그램에 출연, 국정연설때 나란히 옆자리에 앉겠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이날까지 공화당 리사 머코우스키(알래스카), 민주당 애미 클로부차(미네스타) 의원 등 19명의 상원의원들이 동참 의사를 밝혔고, 민주당 해리 리드(네바다) 상원 원내대표도 이 제안은 진지하게 고려돼야 한다며 거들고 나섰다.

하원의 공화당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원내총무도 지지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 연설때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원내총무 옆자리에 앉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과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공개 입장 표명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