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뷔통, 왜 삼성 이부진 택했나

입력 2010-12-01 11:00 수정 2010-12-0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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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구애' 아르노 회장 사로잡아

▲호텔신라 이부진 전무
면세점을 놓고 벌인 삼성vs롯데家 딸들의 2차 전쟁은 결국 호텔신라 이부진 전무의 승리로 끝났다.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공항에서는 세계 최초로 인천공항에 면세점 매장을 내고 호텔신라가 이를 운영할 수 있도록 이 전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세계 최초의 ‘루이뷔통 공항 면세점’이라는 타이틀을 신라면세점이 갖게 됐다. 이 전무는 이로써 지난해 말 애경그룹 AK면세점 인수를 싼 1차전에서 롯데 신영자 사장에게 당한 패배를 말끔히 설욕했다. 면세사업 사활을 내건 3년간의 유치전은 결국 이부진의 신라면세점이 이긴 것으로 결론이 났다.

루이뷔통의 상품 이미지가 추락한다며 공항 입점 절대 불가를 외치던 아르노 회장의 마음을 이 전무는 어떻게 돌려놨을까. 루이뷔통이 인천공항의 주요 손님인 한국, 중국, 일본 고객들 사이에 워낙 인기가 높은 브랜드라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우선이었다. 하지만 전례가 없는 공항 입점은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한국 굴지의 재벌 2, 3세들의 적극적인 구애가 아르노 회장의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이부진 전무가 이끄는 호텔신라의 손을 들어준 것은 이 전무가 아르노 회장에게 사업 파트너로서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 행보에 따른 결과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전무는 지난 4월 아르노 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루이뷔통 유치를 위해 당시 그를 만나러 직접 인천공항으로 찾아가는 열의를 보였다. 호텔신라에 짐을 푼 아르노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온 정성을 쏟았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무가 지난해 AK면세점 인수 실패 후 이번 루이뷔통 인수에 대해 독하게 마음먹은 것으로 알고있다”며 “아르노 회장을 여러차례 만나면서 입점 성사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결국 이부진 전무의 끈기가 롯데그룹 신동빈 부회장과 신격호 회장의 맏딸 장영자 사장의 구애를 이겨버린 셈이다.

아르노 회장이 호텔신라와 계약하게 된 이유 중에는 ‘삼성’의 영향력도 빼놓을 수 없다. 아르노 회장은 이부진 전무가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딸이라는 사실과 삼성이 이 전무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유통부문을 확대한다는 것도 아르노 회장이 인지했다는 것이다.

범삼성가의 측후방 지원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아르노 회장이 한국에 들어오며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을 찾아 이 전무의 사촌 오빠이기도 한 정용진 부회장과의 1시간쯤 만나 매장 확대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면세점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레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달 30일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제일 먼저 들르고 호텔신라로 향했다.

루이뷔통이 인천공항 신라면세점에 들어서면서 향후 시장 점유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각각 40% 정도로 비슷하지만 루이뷔통 입점으로 균형을 맞추던 점유율이 신라면세점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루이뷔통 때문에 집객력이 큰 인천공항에서 홍콩과 싱가포르, 중국 베이징 공항으로 움직이는 환승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이라는 게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이 전무는 이번 루이뷔통 인천공항 입점으로 그룹 내 위상도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벌써부터 삼성그룹 연말 정기 인사 때 부사장 승진이 이번 계약 성사로 더욱 확실해졌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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