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겪으면서 국내 LED 칩 생산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분기 들어 수익성 하락을 겪었음은 물론 과감한 투자에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LED 조명 시장이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점도 이번 LED 시장 침체의 한 원인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LED는 시장수요가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공장 증설 기간을 늘리는 등 완공 시기를 늦추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6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경기 파주 월롱산업단지의 LED 공장 준공식을 미루다 오는 27일에야 개최한다. 업황이 좋지 않아 시기가 적절치 못하단 이유에서다. 가동률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LED 업계 관계자는 “‘모든 빛은 LED로 통한다’는 전제 아래 상반기까지만 해도 LED는 신사업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지금은 오히려 공급과잉을 겪고 있다”며 “업계의 추가 투자나 사업전개 속도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LED 칩 시장이 하반기 들어 빠르게 부진을 보인 것은 LED TV 시장의 수요가 준 것이 주효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 19일 LED 칩의 과잉공급과 LED TV의 소비 부진으로 칩 생산업체들의 수익성이 지난 8월부터 5~10%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하락세는 3분기 들어 본격화 됐다.
이에 반해 시장의 범위를 대폭 늘려줄 LED 조명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은 실정이다. 아직까지 LED 칩의 단가가 높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삼성LED는 증설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 내 LED 생산라인 증설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속도는 시장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반면 LED 시장은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관망이냐, 사업추진이냐를 놓고 업계는 고심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조명 쪽 시장이 크지 않고 디스플레이 재고 여파를 고려하면 내년 말쯤이 돼야 LED 가격이 떨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