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환경 개선 위한 컨설팅일 뿐” 의미 축소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지난해 2월부터 6개월동안 발암물질 누출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기자회견을 열어 발암물질이 누출됐다고 밝힌데 대해 삼성전자는 그동안 화학물질 누출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어 작업장에 있는 근로자들은 유해환경에 노출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삼성 반도체 발암물질 누출 의혹’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는 지난 28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실시한 ‘반도체 사업장 위험성 평가 자문보고서’ 가운데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노출평가 부문’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5라인에서 발암성 물질을 포함한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진 화학물질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대상기간(6개월)중에 가스 검지기 경보가 46회나 발령되는 등 실제로 가스가 누출되기도 했다. 가스 누출 시간은 10분 이내가 약 89%였고, 최고 1시간35분까지 이뤄진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더욱 심각한 것은 정상적으로 공정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스 누출로 경보가 3건 발령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의 화학물질 관리부실도 보고서를 통해 지적됐다. 기흥공장 5라인은 화학물질 제품 99종을 사용하지만 측정을 통해 노출 수준을 관리하는 물질은 24종(28.9%)에 불과했다.
시민단체들은 “보고서 내용은 기흥공장 5라인에서 화학물질 노출 가능성이 상존하고, 실제 화학물질 노출사고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특히 가스 누출 등의 문제가 생기면 자동적으로 안전장치가 가동 된다는 삼성측의 주장과 달리, 일부 가스 누출의 경우 IDLH(Immediately Dangerous to Life or Health: 사망에 이르거나 건강에 치명적인 수준) 농도의 32%(HBr, 2009년 7월 20일)에 해당하는 고농도가 1시간35분이나 지속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임상혁 소장은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사용 중인 화학물질의 독성에 대한 평가 및 관리가 미비하고, 화학물질 일부만 노출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혁 소장은 “반도체 공장에는 화학물질 노출 위험이 상존하고 위험한 수준의 화학물질 노출이 있었다”며 “특히 반도체 노동자들 중에서 높은 농도의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소장은 이어 “비록 삼성전자가 화학물질 노출관리에 있어 관련법상의 기준을 준수했다고 하지만, 법 준수가 노동자들에게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자문보고서를 통해 회사 주장과 달리 화학물질 노출관리 문제점이 확인됐다”며 “삼성전자는 충분히 납득할만한 해명을 하고 반도체 공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백혈병 발병의 원인과 책임을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이번 보고서에 대한 의미를 축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보고서는 회사가 이상적인 작업환경을 구축하고자 컨설팅을 받은 자문 보고서 내용일 뿐”이라며 “실제 작업환경과 차이가 있어 오해를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보고서는 이상적 작업환경 조성을 목표로 비판적인 입장에서 분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세계적인 안전보건 컨설팅 회사인 인바이론(Environ)社를 주축으로, 해외에서는 하버드대 보건대학원·미시간대·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등의 소속 전문연구진이 참여하고,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진 등이 참여해 반도체 생산라인 근무환경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조사단은 반도체 전체 제조공정을 대상으로 △근무환경의 유해성 여부 △근무환경에서 발암물질 유무 △향후 발병 가능성 등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산라인에서 유해물질 노출 여부와 발병자와의 업무 연관성과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각종 물질에 대한 연구와 방사선을 사용하는 생산설비에 대한 조사도 함께 실시된다.
한편 ‘반도체 노동자의 인권지킴이 반올림’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삼성 반도체 및 LCD 공장에서 근무하다 희귀질환을 얻은 사례는 5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