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일의 부동산메치기]집이 짐이되는 세상

입력 2010-08-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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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가을. 직장생활 10년만에 집한채 겨우 장만했다. 모아둔 돈이 얼마 없어 직장은 서울이지만 수도권에 집을 샀다. 집을 사기위해 2억원을 대출받았지만 이자내는게 아깝지 않았다. 내집을 마련했다는 뿌듯함과 사두면 돈이 된다는 생각까지... 행복했다. 하지만 지금은 집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집값이 구입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5년여 동안 은행에 낸 이자를 생각하면 본전 생각이 가득하다. 집값이 오르면 조금 더 큰집으로 이사를 가려 했던 꿈은 사라졌다. 원금에 매달 100만원의 이자가 더해져 외식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 2명의 아이를 낳고 직장을 관둔 아내는 일감을 찾아봐야 겠다고 말한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 됐는지..." 용인에 사는 한 직장인의 푸념이다.

최근들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하우스푸어라는 말을 듣는 이들이 주변에 적잖다. 집이 짐이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요즘 누구를 만나든지 최고 관심사는 집값이다. 얼마가 오르느냐가 관심사가 아니라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먼저 물어온다.

집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지, 언제나 집값 하락세가 멈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답답해 하는 모습은 집을 가진이들의 공통점이다.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거침없이 오르고 기업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고 하는데 유독 내 주머니만 홀랑하다는 것이 요즘 직장인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인 것이다.

집을 몇채 가지고 있는 여유있는 부자들은 상관없다. 다소 떨어져 배가 조금 아프긴 하지만 기다릴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언젠가 오르겠지라는 생각에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눈치다. 집을 사지않고 월세나 전세로 사는 사람이 늘어난 덕분에 일부 부자들은 '룰루랄라~' 휫바람을 불고 있다는 애기까지 들린다.

집값 하락이 멈춰주길 바라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은 안개속이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시장에서는 많이 아프니 약을 처방해 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정부는 먼 산 불구경만 하고 있는 듯한 태도다.

얼마전 차관으로 승진한 정부 고위 관료가 "주택가격은 시장에서 판단하는 것이고 가격이 떨어진다면 시장이 비싸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발언은 정부가 현재의 집값 하락 수준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방증해준다.

시민단체들은 집값이 2006년 고점 대비 소폭 하락했다고 주장하며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 등 극히 일부지역에서는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버블세븐 지역으로 불리며 집값 폭등의 근원지로 낙인 찍혔던 분당.용인 등은 하락폭이 크다.

작금의 집값 하락은 거래 부진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집값이 떨어지고 거래가 사라지면서 집값이 또다시 내려앉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고 있는 과정으로 심각한 상태에 처해있다고 보면 된다.

더이상 집값이 떨어진다면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보다 더 무서운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버블도 문제지만 버블이 붕괴된다면 더 큰 사회ㆍ경제적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사실을 가까운 일본의 사례로 너무도 잘알고 있다.

정부가 빠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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