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홈플러스 가격경쟁 이전투구

입력 2010-06-28 16:02 수정 2010-06-28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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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광고다" 비난에 "조사 신뢰성 없다" 맞불

대형마트들의 가격경쟁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24일 일부 매체 지면에 게재한 비교광고로 촉발된 가격경쟁이 시간이 지나면서 상호 비방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임직원 200명이 총 출동해 약 2500만원을 들여 지난 24일 전국 125개 이마트점포에서 물건을 산 뒤 이마트가 신문광고에 공시한 가격과 똑같은지 비교한 결과를 28일 밝표했다.

홈플러스는 “조사 결과 이마트가 최대 28.4%나 비싸게 팔고 있었다”며 “이마트 가격혁명이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상시 할인’이 아닌 ‘일시적 프로모션’에 지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고 이마트 가격혁명 정책을 깎아내렸다.

홈플러스가 타사 매출을 2500만원이나 올려주면서 가격조사를 한 이유는 지난 24일 이마트의 가격비교 신문광고 때문이다. 당시 이마트는 주요 생필품 가격을 4주간 비교해 보니 경쟁업체보다 평균 2만2000원 정도 저렴했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홈플러스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까지 거론하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회사는 정 부회장이 최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세계 주가 상승분의 절반 정도는 윤리경영 덕이라고 밝혔다”며 “평소 윤리경영을 강조해 온 이마트가 이러한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상도의에 어긋난 행동’을 보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등 이마트의 가격비교 광고를 비꼬았다.

이에 대해 이마트측은 “이번 홈플러스의 가격조사는 하루만 진행된 것으로 한달간 주 2~3회 조사를 해 평균을 냈던 자사의 가격조사와 차원이 다르다”며 “특히 딸기 잼 같은 경우 가격조사 기간 중 소비자 가격이 올라 마트3사 모두 가격이 오른 품목”이라고 밝혔다.

결품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홈플러스가 결품 품목으로 지적한 메디안 치약은 6월 20일자로 생산종료된 것”이라며 “홈플러스 조사야 말로 객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25일 ‘겨우 30개 품목, 생색내기 가격혁명보다 롯데마트의 상품혁명을 기대하십시오’라는 문구를 삽입한 광고를 신문에 게제하면서 맞불을 놨다. 대형마트 3사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대형마트 업황자체가 정체돼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유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2001~2007년 연평균 13%대였던 대형마트 매출 증가율은 올해 3%대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업황이 좋지 않음에도 대형마트 전체 매장수는 올해도 늘어나고 있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국내에서만 12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116개)와 롯데마트(84개)를 합하면 국내 점포 수는 300곳을 훌쩍 넘는다. 대형마트들은 올 하반기에도 최대 이마트 8곳, 롯데마트 10곳, 홈플러스 8곳 등 점포수를 계속 늘릴 계획이다.

업계는 이마트가 경쟁업체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가격비교 광고를 멈추지 않고 수위를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마른수건도 짜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 측은 "저가판매로 인해 올 한 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가량 줄어드는 것을 각오하고 있다"며 "마진을 줄인만큼 고객이 많이 찾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가 경쟁업체에 비해 기업형수퍼마켓(SSM)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도 가격경쟁에 열을 올리는 이유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홈플러스·롯데마트는 중소상인들과의 충돌을 무릅쓰고 SSM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업계 1위인 이마트도 지난해부터 SSM에 진출했지만 10여개에서 더 이상 늘리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는 “대형마트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사 기업형슈퍼의 시장 잠식을 이기겠다”며 기업형슈퍼보다는 대형마트의 성장력 회복과 이마트 온라인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초부터 삼겹살 10원 가격경쟁에서 촉발된 대형마트의 가격경쟁에 소비자들은 혜택을 보고 있을까. 이마트 이용고객인 윤모씨는 “대형마트끼리 서로 싸다고들 하지만 특별히 가계형편이 나아진 것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고객은 “지난 주말 집에서 10분 거리인 농수산물시장에 갔더니 방울토마토 5kg 한상자에 8000원이었다”며 “이마트에서는 4분의 1정도의 양을 4~5000원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격혁명 등 가장 싸게 판다고 하길래 이마트가 싼 줄 믿고 있었는데 배신당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가격경쟁 양상은 서로 소비자를 생각한다는 명분하에 대형마트끼리 세력 다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대형마트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미끼상품을 자제하고 진정성 있는 가격인하 정책을 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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