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외식사업 게걸음

입력 2010-06-21 10:20 수정 2010-06-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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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째 점포수 정체...고급화 전략이 발목 잡아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신정장 동력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외식사업이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불황에 따른 외식수요의 감소에 따른 원인도 있지만 대기업들이 너무 획일화된 고급화 전략에만 치중한 나머지 고객범위를 넓히지 못해 경쟁력이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형적인 내수업종으로 꼽히는 국내 식품산업이 정체현상을 보이자 주요 식품 대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잇따라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 샐러드바 뷔페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한 삼양사는 강남, 명동 등에서 현재 12개의 직영매장을 운영중이다. 이 곳의 매출은 2008년 222억, 지난해 225억원으로 정체를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우 2001년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를 열고 주요 핵심 상권에 현재 3개의 매장을 직영점 형태로 운영중이다. 발효유, 치즈 등 기존의 자사제품의 활용을 통해 외식업과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당초 목표였다.

하지만 2007년까지 5개이던 매장수는 현재 3개로 줄었다. 전반적인 외식업 침체가 주된 원인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남양은 향후에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 당분간은 점포수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2007년 외식업에 진출한 매일유업은 서울 주요 호텔과 강남과 홍대, 부산 해운대 등 주요 상권에 인도 요리 레스토랑 ‘달’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살바 토레 쿠오모’, 샌드위치카페 ‘부첼라’, 중식 레스토랑 ‘크리스탈 제이드’, 와인 전문 숍 ‘레뱅’ 등 5개 브랜드와 총 19개의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소규모 점포로 운영되는 부첼라는 지난해만 4개의 점포수를 오픈하면서 선전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점포수면에서 뚜렷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매일은 2012년까지 외식사업과 영ㆍ유아복 사업분야 등 신규사업 비중을 전체 매출의 30%까지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밝힌 바 있어 앞으로의 성과가 더욱 주목된다.

지난해 9월 퓨전레스토랑 ‘터치오브스파이스‘로 본격적으로 외식사업에 뛰어든 대상의 경우 불법영업 논란이 일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임창욱 명예회장 장녀인 임세령씨가 공동대표를 맏고 있는 종로점이 옥상 부지를 불법으로 증·개축해 메인홀로 활용, 건축법과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사실이 알려진 것.

급기야 지난달 대상측은 1호점인 종로점을 폐점하고 당초 2호점으로 예정됐던 명동점만을 운영하고 있다. 임씨의 첫 단독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 업체는 최근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입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 서울우유도 사업다각화를 위해 일본 도토루사와 손잡고 커피전문점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초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직영점을 4~5개 운영하고 그 후 프랜차이즈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처럼 식품업체들의 외식사업의 성과가 전반적으로 기대이하의 양상으로 전개되는 이유는 고급화만 추구하는 획일화된 사업 방식이 차별화를 추구하기 어려워 신 소비층 공략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실제 외식사업에서 나름 선방을 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농심이 운영 중인 일본식 카레전문점 `코코이찌방야'는 일본에서 검증된 브랜드 도입과 저렴한 가격대(7000원~1만원)를 통해 소비층을 다양화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심은 오는 7월 명동점, 8월 청량리역사점등 직영점과 연내 가맹점을 3~4개 오픈할 예정이다.

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식품 대기업들은 주요 상권위주의 지나친 입지·규모 지향적인 외식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불황에도 권리금등 운영의 부대비용이 높아질 수 있어 투자대비 수익성은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미지를 고려해 고급화 전략을 추구한다지만 대부분이 메뉴 및 판매방식이 정체돼 있는 까닭에 소비자 니즈를 따라가지 못하고 중상층 이상의 타깃고객층만을 대상으로 해 수요가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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