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재정이 아닌 부동산 대출에 따른 저축은행 부실이 스페인 문제의 쟁점으로 부각 되면서 유럽판 서브프라임에 대한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실업률 증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동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많은 투자를 한 국내 저축은행에 대한 우려감도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과 우리나라의 차이
스페인과 우리나라는 다르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스페인 저축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가 시작되면서 모기지 대출이 스페인 국내 총생산 대비 100.1%를 상회했다.
국내 저축은행의 PF 투자금액은 지난 2009년 말 기준으로 11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총생산(명목GDP) 대비 4.29% 규모다.
스페인 부동산 시장은 10년간 집값이 2배나 급등했다.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시장은 침체됐고 저축은행들이 무분별하게 늘렸던 대출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지난해 말부터 부실 저축은행의 합병 논의가 시작됐지만 업계의 반발과 저축은행을 관할하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및 정치권의 주도권 갈등으로 지지부진했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스페인 부동산 대출 중 저축은행 비중은 평균 55.4%이다"며 "저축은행들은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 부동산 대출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에 부실대출이 상대적으로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이미 5월25일에 소규모 저축은행인 카하수르의 국유화가 진행됐다"며 "저축은행의 절반 이상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저축은행, 국가 재정 영향 미약...부실은 주목
국내 부동산 PF대출채권은 2006년말 45조3000억원이었으나 부동산경기 호황과 함께 큰 폭으로 증가해 2008년 6월말 78조9000억원 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PF대출채권 잔액은 2009년 하반기 이후 감소세로 전환됐다.
문제는 PF대출의 연체율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업의 자산총액 대비 PF대출 잔액 비율 및 자기자본 대비 PF대출 잔액 비율이 각각 14.3%, 214.6% 를 차지해 금융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저축은행에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요구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저축은행에 공적자금인 자산관리공사(캠코)의 구조조정기금을 투입할 때 저축은행과 경영진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영개선약정(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MOU에는 대주주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등 자구계획이 포함되며 정부는 MOU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점포 신설 제한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또 스페인의 경우처럼 부실 저축은행이 생겨나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업의 진행·완공사업장 PF채권과 예정사업장 PF대출채권의 비중이 27.2 : 72.8로 예정사업장 PF대출채권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저축은행업의 부동산 PF대출채권 대부분이 본 PF 실행 전의 Bridge loan형태를 띄고 있는데 기인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업이 PF대출채권 자산건전성 저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축은행과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부동산 PF대출채권 건전성 저하 가능성에 대비해 대규모 자기자본 확충 및 부실채권 매각 등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