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화장실 간 까닭은?

입력 2010-05-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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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대우인터 질문 공세에 화장실 피신 ..."내가 요즘 인기가 많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12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故 박인천 회장의 부인인 이순정 여사의 빈소를 찾아 헌화한 후 박삼구 명예회장을 위로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지난 12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의 주인공은 단연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이라는 상반기 최대 M&A 물건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두 그룹간 대결의 승기가 포스코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온 뒤였다.

전경련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난 신동빈 부회장도 이런 분위기를 인정했다.

신 부회장은 전경련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우선협상자로 포스코가 유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이어 "정준양 회장에게 축하한다고 전해달라"며 패배를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반면 정준양 회장은 이날 만큼은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정 회장은 전경련 회의가 끝난 후 곧바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등과 함께 고 이순정 여사 빈소가 마련된 신촌 연세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동했다.

오후 8시40분께 빈소에 도착한 정 회장은 조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영정에 헌화하고 박삼구 명예회장을 비롯한 유가족을 위로한 후 빈소 옆에 마련된 응접실에서 함께 온 회장단과 잠시 환담을 나눴다.

응접실에서 나온 정 회장은 곧 바로 언론사 기자 10여명에게 둘러쌓였다.

정 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과 관련해 한마디 해달라'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침묵을 지키며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했다. 수행하던 홍보실 직원이 '그 동안 많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며 기자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끈질기게 달라붙자 정 회장은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바로 옆에 있던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여기자들은 난감해 하고 남자 기자들은 따라 들어가려 했지만 비서들의 제지에 막혔다.

이후 2~3분 뒤 다시 모습을 보인 정 회장은 여전히 기자들이 밖에서 기다리자 웃으며 "요즘 내가 인기가 좀 많네요"라며 "기자들에게 너무 환영을 받는 것 같다"고 기다렸던 '한마디'(?)를 남기고 곧바로 비서들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에스컬레이터로 직행,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에 올라타 병원을 빠져 나갔다.

정 회장의 이날의 침묵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우선협상자로 포스코가 결정된 것이 아닌데다 아무래도 경쟁상대였던 롯데그룹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말을 아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정 회장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해달라'며 시종일관 웃음을 띄었던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 그리고 시종일관 침묵을 지킨 정준양 포스코 회장. 신 부회장의 웃음과 정 회장의 침묵은 이렇게 전혀 상반된 느낌으로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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