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안겨준 선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들떠 있다. 과연 미국발 어닝서프라이즈가 이어질 수 있을까.
인텔은 13일(현지시간) 지난 1분기에 24억4000만달러(주당 43센트)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6억2900만달러(주당 11센트)의 4배에 달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당순익 38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매출 역시 44% 증가한 103억달러로 전망치 98억5000만달러를 넘어섰다.
1분기 실적은 지난 1월 인텔이 밝힌 자체 전망치도 상회하는 것이다. 인텔은 97억달러의 매출을 예상한 바 있다.
특히 매출총이익이 개선된 것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인텔은 앞서 1분기 매출총이익이 6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적 발표를 통해 6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분기 전망은 더 좋다. 인텔에 따르면 현분기 매출총이익은 64%로 높아질 전망이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과 관련 반도체업계가 위험에 처해 있지는 않다"면서 "지난 1분기는 우리에게 믿을 수 없는 시기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인텔의 실적에 대해 시장이 열광하고 있는 것은 2분기 전망도 밝기 때문. 인텔은 2분기 102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가는 9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디 아크리 윌리엄즈파이낸셜그룹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실적 수치는 매우 강력한 것"이라면서 "모두의 예상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인텔의 어닝서프라이즈로 기술주를 중심으로 1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높아졌다.
인텔은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각각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보다 2주 앞서 실적을 공개했다. 인텔이 전세계 PC에 사용되는 프로세서 중 80% 이상을 생산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요 기술주의 실적도 예상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운영체제를 비롯해 구글의 수익기반이 모두 PC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의 매출은 곧 컴퓨터업계 수요의 바로미터라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1분기 노트북 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37% 증가했다.
전일 알코아의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에 머문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시에 실망감이 컸지만 하루만에 인텔이 분위기를 역전시킨 셈이 됐다.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월가는 S&P500 기업의 1분기 순익이 전분기 대비 37%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인텔로 인해 이같은 기대감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2007년 경기 호황 당시의 분위기가 재현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경제가 지난 4분기 5%대 중반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체질적인 개선을 이뤘다는 점도 실적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소재산업의 순익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통신과 유틸리티업종은 각각 4%와 1.5%의 순익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어닝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증시와 관련해서는 신중론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낙관론만으로 주가가 상승하기에는 이미 많이 올랐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S&P500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0.6배를 기록하면서 20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3월 저점 당시에는 13.7을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2007년 10월 증시 급락 직전 PER가 17.5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는 지나치게 올랐다고 평가한다.
배리 리톨츠 퓨전IQ 창업자는 "같은 일이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경기침체의 진입과 탈출시 애널리스트들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인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