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나 CEO들은 대한민국 경제에 더블딥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제발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인지도 모르겠지만 작년 이맘 때 말하던 호들갑 수준은 이제 아닌 듯 하다. 더블딥이 엉뚱한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다. 실제로 올 초 반짝 살아나는가 싶던 주택 거래시장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총부채상황비율(DTI) 규제 강화 속에서도 반전을 시도하던 서울 등 수도권 시장이 보금자리라는 유탄을 맞고 고사직전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불패신화를 이어가던 강남 재건축부터 가격이 고꾸라지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1월까지만해도 1.45%의 높은 가격 상승세를 보이던 강남 재건축은 2월 -0.08%, 3월 -0.83%로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특히 금융 규제 확대 실시 이후로 보면 1억 이상 떨어진 단지도 적지 않다. 강남구 개포 주공 2단지 73㎡가 지난 9월(14억5500만원)과 견줘 1억2000만원 내린 13억35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같은 기간 송파구 잠실동 주공 5단지도 대부분 평형이 1억원 이상 하락했다. 떨어져도 가격이 여전히 높은 데다 투자 수익률 기대치에 못 친다는 판단에 따라 매수자가 거의 실종되어 버린 것이다. 강남 뿐 아니라 서울 전체 재건축 아파트를 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올 1월 8억7850만원에 이르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이달 말 8억7691만원으로 내려갔다. 3개월 동안 0.18%(159만원) 가격이 빠진 셈이다.
신도시나 수도권은 상황이 더 절절하다. 지난해 9월 강남권역에만 국한되던 DTI규제가 수도권 전체로 확대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올초 대비 신도시 상승률은 0.3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분당이 가장 많이 하락해 0.46%나 뒷걸음질 쳤다. 이어 평촌(0.43%) 일산(0.32%) 산본(0.30%) 순으로 가격이 많이 내렸다. 상승은 0.09% 오른 중동이 유일했다.
분당은 1억원 이상 하락한 단지가 속출하고 하며 강남발 주택가격 하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물려받고 있다. 정자동 아이파크 172㎡는 지난 6개월간 2억원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9월 14억2500만원을 호가하던 이 아파트는 지금 12억2500만원이 시세다.
2기 신도시라고 온전할 리가 없다. 최근 들어 급락세가 더 심해지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번주 2기 신도시 전체 매매가 변동률은 -0.14%. 올 들어 최저치다. 급매물이 쌓이는 것은 물론 급급매물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
김포시 장기동 반도유보라 127㎡C가 한주 새 500만원 하락한 3억9000만~4억2000만원, 우미린 133㎡가 500만원 하락한 3억9000만~4억3000만원. 동탄시도 거래가 스톱이다. 이달 들어 입주 3년차 된 단지에서 매물이 추가로 나오면서 급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시세는 2007년 입주한 반송동 시범다은포스코 149㎡가 한주 새 2500만원 하락한 4억8000만~5억8000만원.
서울 일반 아파트도 매매시장 한파를 견뎌내지 못하고 있다. 신도시와 수도권 약세에도 근근히 버텨내던 집값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꺽이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달 마이너스 0.09%를 기록, 하락세로 반전됐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매매시장은 경기불안, 금리인상 등의 우려 속에 매수자들이 매수타이밍을 하반기로 미루면서 거래부진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