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말 금융위기 도래 이후 글로벌 공조하에 입구전략을 펼쳤던 주요 국가들이 출구전략 시점을 두고 논의가 한창이다.
생각보다 부진한 경기회복 속도와 더불어 출구전략 역시 늦춰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이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연방준비위원회의 출구전략을 위한 향후 계획이 발표됐다. 버냉키의 출구전략은 대부분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연준의 통화정책과 유동성지원정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연준의 기본적인 시각은 그 동안 방만하게 진행된 유동성 확대정책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단기금리 인상과 연방은행의 자산매입 축소를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버냉키의 출구전략 스케줄에 대해 ‘재할인율인상→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종료 및 흡수방안 실시→연방금리인상→자산매각’의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유동성 회수에 나서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경제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실제 금리인상 시점이 당겨질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가 글로벌 출구전략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을 권고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IMF는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이 과거에 비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재정과 통화정책을 통한 부양책을 올해 내내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이처럼 출구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국내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부동산 규제 등으로 일각에서는 출구전략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은행이 2010년 국내 성장률을 4.6%로 전망하고 있어 현재 2%인 기준금리는 과도한 저금리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고 2010년 물가상승률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일 전망이라, 금리인상의 필요성이 급박하지 않다는 주장이 설득을 얻고 있다.
특히 2008년 10월부터의 금리인하가 글로벌 공조 성격이 강하므로 향후 금리인상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KB투자증권 주이환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의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시기가 4분기로 늦춰질 것을 반영하여 거래되고 있다”며 “미국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억제되고 있는 것과 유럽발 리스크 등을 감안한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2009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2010년 8월 이내에 25bp 금리인상을 100% 반영한 수준에서 금리선물이 거래되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11월 전후 인상에 대해서 100% 반영한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즉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컨센서스가 올 3분기에서 4분기로 늦춰진 것으로 볼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도 금리인상 시기가 당초 7월에서 4분기로 늦춰질 전망이다”며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와 승인이 마무리되는 오는 6월 G20 정상회담 이후인, 7월 금통위가 금리인상 시기로 유력하다고 전망했지만 유럽발 리스크 등으로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영증권 김재홍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금리인상은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번 금통위는 아직 대외불안요인이 있어 금리인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하반기로 진행하면서 글로벌 리스가 점차 완화되어 금리인상에 긍정적인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전기비 성장률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의 경우 독자적인 금리인상이 어려워, 미국 등 선진국과 금리인상 간격이 크게 벌어지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