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산업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두고 매각주관사 역할을 전격 철회하면서 매각작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우선협상대상자들의 인수의지 및 인수능력과 관련된다.
산은이 매각주관사를 철회 배경을 설명하면서 "인수금융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 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이 인수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다.
가장 핵심인 '자금'이 없거나 마련하지 못한다면 대우건설 '딜' 자체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선협상대상자가 자금을 마련해 최종적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면 모든 의혹은 해소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도 있는 것이다.
◆ 아직도 인수자금 마련중 = 의혹의 대부분은 우선 협상 후보자(숏리스트) 선정 당시부터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혔던 자베즈 파트너스에 집중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자베즈 파트너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유를 설명하면서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투자청(ADIC)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한 자베즈 파트너스 최원규 대표가 일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해외투자자가 참여하기로 했지만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해 의혹을 더 부추기는 꼴이다.
최 대표는 "해외와 국내에서 50대 50으로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며 국내에서 전략적 투자자(SI)를 찾고 있고 시중은행으로부터도 3분의 1 정도를 빌릴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중 한 곳이 사업은행에 인수자금의 30~40% 정도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의혹과 관련있는 대목이다.
자베즈 파트너스 또 다른 대표인 박신철 대표는 26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주주가 국내 대형 금융기관이며 그들이 전략적 투자자"라고 고 밝혔다.
또 아부다비투자청의 참여여부와 관련, "오래전부터 투자를 논의했다"면서도 "아부다비투자청일지, 민영기업일지, 왕이 될 지 (투자주체에 대한) 아무 얘기도 할 수 없지만 자금의 진정성 만큼은 확실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표 두명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국내 및 해외에서 50대 50으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국내든 해외든 확실한 투자자는 아직까지 찾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 최악의 상황 배제못해 = 이처럼 우선협상대상자들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우건설 매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딜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산은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매각주관사를 철회한 것도 '딜'이 깨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
매각주관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포기하고 인수금융 지원 의지를 내비치면서까지 연내 매각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현재 진행상황으로는 쉽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딜'이 깨지면 산은이 구조조정펀드(PEF)를 동원해 대우건설을 떠 안을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포석이란 지적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숏리스트가 선정된 이후 계속해서 산은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일부 인수의향업체와의 밀약설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와 관련 산은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민영화를 앞둔 상황에서 대우건설을 떠안을 경우 재무리스크가 커지는 것은 물론 특혜시비에도 휘말릴 수 있어 부담감이 크기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시장매각 이외에는 다른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인수후보들이 실사에 수십억원을 들여 참여하는 등 인수의지가 확고해 성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금호아시아나는 어떻게 = 대우건설 매각이 성사되지 못한다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큰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그룹의 존폐의 위기로까지 몰릴 수 도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다음달 15일까지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4조원 가량이 필요하다.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통해 금호산업이 입을 것으로 보이는 2조원 가량을 더하면 금호아시아나가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는 데 필요한 자금은 6조원에 달한다.
예상 시나리오대로 주당 2만원 가량에 대우건설 지분을 매각하면 3조원 정도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금호아시아나는 그 동안 대한통운 유상감자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이미 2조5000억원 가량을 마련한 상태다.
여기에 금호렌터카,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지분 매각 등을 통해 5000억원 정도를 더 확보한다면 금호아시아나는 유동성 위기 해소는 물론 채권단과 맺은 재무약정도 이행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매각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는 그 반대다. 여기에 산은이 구원투수 역할을 포기하게 되면 그 다음은 정부 주도의 공적자금 투입이 마지막 남은 방법이다. 대우건설은 물론 그룹의 운명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이번 딜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재매각 절차를 밟는 방법도 있다. 투자자들이 실제 풋백옵션을 행사해도 금호아시아나는 당장 다음달에 투자자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년 1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만 납입하면 된다.
시간적으로 그리 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재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대우건설의 가지를 끌어올리고 경제회복과 더불어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다른 인수자를 물색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등 대형 딜이 재개되는 상황에서 대우건설까지 재매각 절차에 들어갈 경우 역시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둘 중 한 쪽에서 확실한 투자자를 잡고 인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