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티맥스 합작법인 탄생의 배경

입력 2009-11-17 13:48 수정 2009-11-1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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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모바일 솔루션 절실-티맥스, 경영위기 타개

KT와 티맥스소프트의 합작법인 설립은 양사간 이해가 철저히 맞아떨어진 결과다.

KT는 KTF와의 합병 이후 확고한 이동통신시장 1위인 SK텔레콤을 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이동통신 시장에서 만큼은 단시간에 SK텔레콤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

이에따라 KT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이번 합작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국내에서만큼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티맥스의 소프트웨어(SW)와 KT의 이통 서비스를 결합하면 1위 추격도 가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티맥스에서 차출하는 100명의 인력 중 임베디드와 OS 분야 경력 개발자가 포함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휴대폰에 탑재되는 모바일 솔루션과 휴대폰 OS를 직접 개발해 KT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또한 부진을 면치 못하는 애플리케이션관리 아웃소싱(AMO) 사업의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티맥스 역시 그동안 휴대폰 임베디드 SW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박대연 회장은 지난해 3월 티맥스윈도의 출시 계획을 밝히면서 “PC용 OS뿐만 아니라 휴대폰에 탑재되는 임베디드 SW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티맥스는 상용화 직전 단계에서 멈춰버린 티맥스윈도를 개발한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 KT의 막강한 자금력이 더해진다면 PC용 티맥스윈도뿐만 아니라 모바일용 OS 개발의 재개를 다시 기대해볼만 하다.

공기업의 성격이 여전히 남아있는 KT로서도 벤처기업 특유의 창의성, 개방성을 가진 티맥스와의 합작법인은 조직 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KT는 이번 합작법인이 자율적, 창의적, 개방적 조직문화를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스톡옵션(Stock Option) 등 파격적인 성과중심의 보수체계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철저한 연공서열제인 KT에서는 파격적인 조치다.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티맥스로서도 이번 합작법인 설립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사실 티맥스는 최근 여러 대기업과의 인수합병설에 시달려 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설득력이 높게 받아들여진 곳이 바로 KT다. 지난 5월 박대연 회장이 직접 나서 “KT로의 매각설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전면 반박할 정도였다.

KT와의 합작법인 설립은 이 같은 인수 논란을 피하는 동시에 티맥스의 독립성을 이어갈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다. 물론 KT와의 합병설이 더욱 탄력을 얻을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티맥스에겐 양날의 칼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티맥스는 합작법인 설립으로 비대해진 인력을 자연스럽게 줄이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한때 2000명에 이르렀던 인력은 최근 400~500명을 권고사직 형태로 내보내고 합작법인 설립으로 100명이 나가면서 1500명 이하로 낮아진 상태다. 아직도 인당 매출이 1억원이 채 안 되는 등 개선여지가 남아있지만 향후 합작법인에 추가 인력이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큰 이점은 역시 KT라는 거대 기업의 우산에 들어가면서 얻게 되는 경영실적의 개선 효과다. 특히 티맥스의 최고 효자상품인 미들웨어 WAS의 ‘제우스’와 프레임워크인 ‘프로프레임’은 국내 공공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게 됐다. 향후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합작법인에게 주어진 숙제도 있다. KT의 IT자회사인 KTDS와의 역할 설정이다.

지난해 9월 창립1주년 기자간담회를 가진 KTDS는 김종선 대표가 “오는 2012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달성해 국내 4대 IT서비스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T그룹의 IT물량을 KTDS가 모두 소화할 경우 매출 5000억원 이상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매출 1조원 달성과 ‘빅4’ 달성에는 한참 모자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업계 4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스코ICT(포스데이타-포스콘)의 지난해 매출이 8590억원. 3년 뒤에는 1조원을 가볍게 넘을 것이 자명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KTDS가 4위를 달성하기 위해선 SI일변도에서 벗어난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양화가 필수적이다. 일각에서 KTDS가 결국에는 합작법인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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