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경 적발돼도 다른 대학 입시는 '무사통과'…제재 사각지대 논란

입력 2026-10-1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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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부정행위 제재는 수능에만 적용…재학생 소속 대학 징계도 별개
대학별고사 부정행위도 해당 대학에만 제재…대학 간 정보 공유 안 돼

▲한 업체의 스마트 안경 제품.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한 업체의 스마트 안경 제품.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대학입시 부정행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지만 부정행위에 따른 제재는 해당 시험이나 대학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정 대학 논술시험에서 부정행위로 불합격하거나 향후 응시자격이 제한되더라도 다른 대학 입시에는 불이익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수능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대학 재학생 역시 수능 응시 제한과 별개로 소속 대학의 징계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어서 제재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자에 대한 제재는 고등교육법 제34조에 따라 수능에 한정해 적용된다. 대학에 재학 중인 이른바 '반수생'이 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해 수능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러도 해당 법률에 따른 제재가 소속 대학의 징계로까지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대학별 논술·면접 등 대학별고사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된 경우에도 제재 범위는 해당 대학으로 제한된다. 교육부는 이날 정례브리핑 관련 서면답변에서 "대학별고사 부정행위자에 대한 제재조치는 대학별고사의 시행 주체인 개별 대학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 대학에서 AI 스마트 안경을 사용하다 적발돼 불합격 처분이나 수년간 응시 제한을 받더라도 다른 대학에는 해당 제재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학 간 부정행위 제재 정보도 공유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서울시립대는 지난 3일 자연계열 논술시험에서 AI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수험생을 적발해 불합격 처리하고 향후 3년간 모든 입학전형에 응시할 수 없도록 했다. 연세대에서도 지난 10일 논술시험 도중 일반 안경을 스마트 안경으로 바꿔 착용한 수험생이 적발됐다.

문제는 대학마다 부정행위 제재 기준이 다르고, 한 대학의 제재가 다른 대학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일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더라도 어느 대학에서 적발됐는지에 따라 불이익의 범위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 달 치러지는 2027학년도 수능에서는 AI 스마트 안경 등 무선통신기기를 반입금지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시험 중 해당 기기를 착용하다 적발되면 실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정행위로 처리돼 해당 연도 시험이 무효가 되고 다음 해까지 응시자격이 제한된다.

교육부는 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지난 15일 전국 시도교육청과 대학에 시험 감독 강화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수능뿐 아니라 대학별 논술·면접에서도 관련 내용을 참고하도록 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적발 방법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정병익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적발 방법을 공개하면 부정행위자가 이를 회피하는 방법을 연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선 교사들은 AI 스마트 안경 적발 책임이 시험 감독관에게 집중되는 데 반발하고 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5일부터 수능 감독 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16일 오후 4시 기준 1700여 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노조는 AI 기기 확인을 위한 추가 감독 시간과 지원 인력을 확보하고, 의심 상황에서의 판단 절차와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파탐지기 등 장비를 올해 수능에 즉시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AI 스마트 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현실화하면서 시험 감독 강화뿐 아니라 대학 간 제재 기준과 정보 공유 체계 등 입시 관리 제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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