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국립대 추가 지원 확대…“기초학문 투자도 늘려 보완”

교육부가 지난달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를 계기로 민간업체 중심의 원서접수 체계를 공공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도 내년 2곳 이상의 거점국립대를 추가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대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7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입 원서접수 체계 개편과 관련해 “특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하겠지만 공공체계로 갈 수 있는 방향으로 잡고 빠르면 내년도 적용을 목표로 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1일 발생한 2027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 시스템 장애 이후 교육부가 공공 원서접수 체계 전환 가능성을 열어둔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최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김희정 국민의힘 교육위원장이 공공체계 전환 여부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하자 이르면 내년 적용을 목표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달 11일 오후 일부 대학의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을 앞두고 원서접수 대행업체 유웨이어플라이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학들이 접수 시간을 연장하면서 이미 경쟁률이 공개된 대학과 접수가 계속된 대학 사이에 정보 격차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내년 1월 시작되는 정시모집에 앞서 원서접수 방식부터 손질할 방침이다. 대학들이 원서접수 기간 시간대별로 공개해온 경쟁률을 접수가 모두 끝난 뒤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접수번호를 통해 자신의 대략적인 접수 순서와 지원자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현행 방식도 개선한다.
최 장관은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학마다 시간대별로 경쟁률을 발표하던 것을 모든 것이 끝난 다음 날 할 수 있도록 바꾸는 등 매뉴얼을 상당 부분 수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애 대응 체계도 정비한다.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원서접수 대행사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서비스 운영 체계와 장애 발생 시 대응 매뉴얼, 보고·전달 체계를 점검하고 정시모집 전 모의훈련도 실시할 계획이다.
최 장관은 수시 원서접수 장애와 관련해 “정말 송구하게 생각하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도 내년부터 확대된다. 최 장관은 이날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가 지원 계획을 묻자 “내년에도 2개 이상의 지역을 예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하도록 계획은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거점국립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교육·연구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의 전략산업과 연계한 인재 양성 거점으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올해 부산대·전남대·충남대를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안 의원은 사업이 반도체·에너지 등 거점국립대가 강점을 가진 이공계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아니라 ‘카이스트 10개 만들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지역전략산업 성장엔진과 연계한 인재 양성에 초점을 두다 보니 실제로 이공계 중심으로만 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 “기초학문이 더 중요한 만큼 그쪽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추진 중인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발표는 당초 이달에서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공론화가 부족한 상태로 발표하기보다는 대입 제도만이라도 공론화를 조금 더 해서 시안 발표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 위원장은 “본래 10월에 시안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조금 더 준비해 발표를 늦춰야 하지 않느냐는 논의가 있다”며 “갑자기 발표해서도 안 되는 문제”라고 밝혔다. 서·논술형 수능 도입 등 대입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충분한 공론화와 준비 기간을 거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영화 ‘암살자(들)’의 학생 단체관람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가 고(故)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묘사한다며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의 한 고등학교가 학생 투표를 통해 단체관람을 추진했다가 취소한 사례도 거론하며 교육부의 대응을 요구했다.
최 장관은 “역사적 사실과 그것을 모태로 한 허구가 들어 있는 작품은 학생들이 혼동할 수 있다”며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학교의 영화 관람 여부에 대해서는 “교육부가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