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정신응급·입원 인프라…인력난·수익성 악화 어쩌나[정신건강 회복의 길③]

입력 2026-10-0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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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자살 시도나 자해 및 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과적 응급 상황에 대응할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을 즉각적으로 수용하고 치료할 의료기관과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의료계 전반의 일손 부족과 맞물려 정신의료기관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구인난이 지속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나주·부곡·춘천·공주 등 5개 국립정신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원은 총 77명이지만, 충원율은 49.1%에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급감했던 2022년 충원율(33.8%)에서 상당수 회복됐으나, 여전히 정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들 5개 기관의 평균 병상 가동률은 2025년 기준 25.5%로 파악됐으며, 환자 1명당 평균 입원 일수는 2019년 100일에서 2025년 65일로 줄었다. 민간 의료기관들이 수익성 악화와 인력 부담 문제로 급성기 환자 수용을 점점 기피하는 상황에서 공공 의료기관의 여건 역시 열악한 분위기다.

문제는 치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환자들이 갈 곳을 찾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의료기관에 정신질환 응급입원을 의뢰한 사례는 2020년 5452건에서 2025년 2만839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정신응급 합동대응팀 출동 건수 역시 2023년 4445건에서 2024년 4625건, 2025년 4993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응급입원은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환자를 정신의료기관에 3일 이내로 강제 입원시키는 제도다. 정신응급 합동대응팀은 정신건강전문요원과 경찰 또는 소방·의료기관이 함께 출동해 정신과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체계다.

장기간 의료진의 개입과 도움이 필수적인 중독 치료 분야의 인프라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알코올, 마약, 도박 등 중독 환자들은 단기적인 응급 처치를 넘어 지속적인 입원 및 통원 치료를 통한 재활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공·민간 의료기관 모두 구인난과 수익성 악화로 환자들의 치료 수요를 충분히 수용하지 못하는 상태다.

대검찰청의 2025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 32곳 중 14곳은 치료 실적이 0건으로 확인됐다. 인천참사랑병원(46%), 서울특별시립 은평병원(13.2%), 국립부곡병원(11.7), 대동병원(8.4%) 4곳이 전체 치료 실적의 80%를 소화했다.

진료 수가가 낮고,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의료기관들이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지 않은 환경이다. 급성기 정신질환은 치료 난이도는 높고 환자 관리에 상당한 인력이 소모돼, 환자를 받을수록 의료기관의 적자가 심화한다는 것이 의료기관들의 고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는 올해부터 급성기 정신질환자 집중치료병원 지정 제도를 시행하고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실 입원료’를 신설했으며 정신의학적응급처치에 100% 가산을 적용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올해 제1기 1차 및 2차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으로 상급종합병원 25개소, 종합병원 3개소, 정신병원 10개소 등 총 38개소 789개 병상이 지정됐다.

전문 인력에 대한 보상 강화와 와 병원의 수익성 악화 실태를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 조성남 대한법정신의학회장(전 국립법무병원장)은 “자해·타해 위험이 커 응급실에 환자가 오더라도 당시에 환자를 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부재하면 입원이 어렵다”라며 “수익성 문제로 민간 의료기관은 주간 시간에만 입원이 가능하고, 야간에는 운영하지 않는 등 적극적이지 않다”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서울시립 은평병원에서 서울시 마약관리센터장을 맡고 있다.

이어 그는 “대학병원들도 정신건강의학과 입원 병동을 운영하지만, 병상 수를 점점 축소하고 있어 급성기 정신질환자 치료는 점점 공공 의료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공공 의료기관은 의료진에 대한 처우가 비교적 부족해서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 병상 가동률이 낮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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