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광장-함인희의 우문현답] ‘결혼=옵션’ 그때와 다른 요즘 의미

입력 2026-10-01 06: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보편혼 시절 그나마 느낌 담았지만
이젠 경제 문제로 ‘필연적 혼자’ 돼
사회안전망에 싱글족 품어야 할 때

‘필연적 혼자의 시대’, ‘결혼 옵션 세대: 반세기의 선택이 만든 저출생 대한민국’, ‘가족이라는 사치’, ‘사랑과 안정: 결혼이 만드는 꿈과 불안, 그 너머 관계의 기하학’. 최근 젊은 연구자들이 가족과 결혼을 향해 던진 화두를 담은 책의 제목이다.

‘취업은 필수요 결혼은 선택’이란 유행어를 처음 접한 건 88학번이 3학년이던 시절 제자들을 통해서였으니, 36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당시 자신들의 모토는 “가족계획은 이웃집과 상의해서 두 집 건너 하나씩”이라 했었는데, ‘말이 씨가 된다’고 오래된 농담이 현실화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결혼은 선택이란 의미 속엔 ‘결혼? 하기는 할 텐데, 언제 할 것인지, 누구와 할 것인지,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서 할 것인지’ 등을 여성 입장에서 선택하고 싶다는 희망사항이 담겨 있었다. 결혼 적령기 압력을 느껴 등 떠밀려 결혼하지는 않겠다는 의지에, ‘사랑이 밥 먹여 주나? 결혼은 비즈니스’라는 엄마 세대의 의견에 무조건 동조하고 싶지 않다는 고집에, 평생을 함께 하고픈 영혼의 동반자를 만났을 때, ‘진정 이 사람이다’ 느낌이 왔을 때 결혼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혼인 건수를 보면 1996년의 43만4000건이 1위를 기록했고, 1992년의 41만9000건, 1991년의 41만6000건이 그 뒤를 따랐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 수치도 1980년 10.6명, 1981년 10.5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991~1992년에는 9.6명을 기록해 결혼은 선택을 외침에도 웬만하면 누구나 결혼하는 ‘보편혼’ 양상을 보여주었다.

한데 요즘 등장한 “결혼 옵션” 세대에게는 선택의 의미가 질적으로 달라졌다는 인상이 강하게 풍겨나온다. ‘결혼 옵션 세대’의 저자들은 1985~1996년생 고학력 여성을 중심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커리어를 최우선에 두고 결혼은 명실공히 선택이라 인식하는 세대가 등장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결혼을 선택할 경우 고학력 여성 입장에서는 커리어를 희생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결혼의 기회비용을 감당하기보다 커리어를 선택하는 쪽으로 강하게 기운다는 해석이 담겨있다.

그런가 하면 누구나 결혼하던 시대와 달리 ‘결혼=성취’라는 의미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결혼에 앞서 일정한 정도의 경제생활 및 주거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결혼 자체를 선택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는 안타까운 이들이 증가하고 있음 또한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그 결과, 원해서일 수도 있고 원치는 않았지만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는 “필연적 혼자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와중에 50세를 기준으로 ‘한 번도 결혼해본 적 없는 인구’ 비율을 의미하는 독신율 혹은 생애미혼율도 가파르게 증가 중이다. 특히 여성 독신율 추이를 보면 1990년 0.5%, 1995년 0.7%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2000년 1.3%, 2010년 2.5%로 증가 속도가 빨라진 이후, 2020년 7.1%, 2025년 10.5%로 높아졌다.

문제는 이들 싱글을 가족으로 볼 것인지 여부가 여전히 논쟁 중인 가운데, 다수의 싱글이 가족 관련 정책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한편으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사회적 낙인과 싸워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친화적 정책에서 소외된 채 불공정한 대우를 감내할 수밖에 없음이 싱글의 엄혹한 현실이 되고 있다. 이제 ‘결혼=옵션’을 외치는 시대에 싱글로 남은 이들을 위해, 싱글친화적 복지정책 수립에도 다각도의 관심을 기울일 때가 왔다. 각자도생을 금과옥조로 삼기보다 사회 안전망 속으로 이들 싱글을 품어야하지 않을까.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7 테크 퀘스트'가 대한민국 AI의 미래를 엽니다
  • [르포] 호르무즈 안 거치고 한국行⋯SK이노 호주 ‘2천만t 공급망’ 가보니
  • 리사 수 내달 방한…엔비디아·AMD, 한국 AI 반도체 협력 경쟁
  • 대출금리 오르자⋯5대 은행 예대금리차 5개월 만에 확대
  • 코스피, 외국인 나흘째 순매도 속 약보합…"업종별 차별화 장세"
  • '닷새만 완판' 국민참여성장펀드 2차 오늘 등판…서민 몫 50%로 대폭 확대
  • 美 국채 쇼크 한국도 덮친다⋯'고공행진' 주담대 금리, 신용대출 6% 돌파
  • 8월 생산·소비·투자 3개월 만에 동반 감소…정부 “9월 반등 예상”
  • 오늘의 상승종목

  • 09.3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13,997,000
    • +0.52%
    • 이더리움
    • 3,651,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414,900
    • -1.1%
    • 리플
    • 2,028
    • -0.05%
    • 솔라나
    • 160,600
    • -0.62%
    • 에이다
    • 333
    • +0.3%
    • 트론
    • 460
    • +1.1%
    • 스텔라루멘
    • 307
    • +1.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910
    • -0.7%
    • 체인링크
    • 19,470
    • -2.41%
    • 샌드박스
    • 58.99
    • +0.82%
* 24시간 변동률 기준

Web3 레이더

  • 주목 펀딩
    • 1 Ripple $500M
    • 2 Variational Series A $50M
    • 3 World OTC $52.5M
    • 4 Digital Asset $355M
  • 인기 프로젝트
    • 1 Quant DeFi 인기지수 393
    • 2 Doppler Finance DeFi 인기지수 320
    • 3 Paid Tools 인기지수 309
    • 4 SOON Infra 인기지수 296
  • 토큰 언락 임박
    • HumidiFi $12.7M · 유통량 113% D-69
    • Capricorn $20.3M · 유통량 53% D-22
    • Scroll $2.4M · 유통량 51% D-21
    • DAOBase $580K · 유통량 43% D-17
Source f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