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전자기기·소프트로봇·바이오전자 소재 활용 기대

외부 충격으로 찢어져도 별도의 열이나 빛을 가하지 않아도 상온에서 스스로 회복되는 고강도 이온겔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에는 함께 구현하기 어려웠던 높은 기계적 강도와 자가치유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면서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소프트 로봇 등에 활용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한양대학교는 김도환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고강도 자가치유 이온겔(Ion Gel)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온겔은 고분자 네트워크 내부에 이온성 액체를 포함한 소재로, 유연성과 높은 이온전도성을 동시에 갖춰 전자피부와 웨어러블 센서, 소프트 로봇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기존 이온겔은 강도를 높이면 자가치유 능력이 떨어지고, 자가치유 성능을 높이면 쉽게 찢어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쪽성 이온 곁사슬(zwitterionic side chain)을 단순한 이온 전달 물질이 아니라 고분자 내부 구조와 이온성 액체의 분포를 동시에 제어하는 핵심 설계 요소로 활용했다.
양쪽성 이온이 이온성 액체의 분포를 조절해 단단한 고분자 영역인 하드 세그먼트의 응집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하고, 쌍극자 상호작용을 통해 고분자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동시에 가역적인 이온-쌍극자 결합을 형성해 외부 자극 없이도 손상 부위가 스스로 복원되는 구조를 구현했다.
실험 결과 개발된 이온겔은 인장강도 10.4메가파스칼(MPa), 신축성 1600%, 인성 56메가줄 퍼 세제곱미터(MJ/m³)를 기록했다. 특히 별도의 열이나 빛을 가하지 않아도 상온에서 83% 이상의 자가치유 효율을 보여 기계적 강도와 자가치유 성능을 모두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반복적인 변형과 손상 복원이 요구되는 웨어러블 전자기기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 소프트 로봇, 바이오전자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도환 교수는 "양쪽성 이온 고분자와 이온성 액체 사이의 결합과 상분리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강도와 자가치유가 서로를 희생해야 했던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했다"며 "이번 연구는 기계적 강인성과 동적 기능성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소재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글로벌 선도연구센터 사업,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첨단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no-Micro Letters'에 지난달 30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1건도 출원됐다. 공진연 박사와 김지홍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 김도환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