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호날두 오열⋯한국 축구도 마주한 월드컵의 '벽' [이슈크래커]

입력 2026-07-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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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왼쪽),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뉴시스)
▲네이마르(왼쪽),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P/뉴시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줄줄이 눈물 젖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브라질은 네이마르를 품고도 노르웨이에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고,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는 대회에서 스페인에 막혀 16강에서 멈춰 섰죠.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는 슈퍼스타들의 출전이 언제나 큰 화제를 모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화제성이 반드시 호성적으로 이어지진 않는데요. 이번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 개인의 능력치보다도 조직력, 전술 완성도, 경기 운영 능력이 승패를 가르는 장면들이 두드러졌죠.

한국 축구도 이 '공식'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세계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대표팀은 32강 진출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삼켰는데요. 조기 탈락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쉽게 해결하진 못할 숙제까지 한국 축구계에 놓였습니다. 대표팀을 이끌 감독은 물론 대한축구협회의 수장 자리도 공석이 되면서 한국 축구가 경기장 안팎에서 동시에 새판을 짜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겁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알링턴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이 끝난 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쉬워하고 있다. (AP/뉴시스)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알링턴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이 끝난 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쉬워하고 있다. (AP/뉴시스)

네이마르 이어 호날두도…스타들의 아쉬운 눈물

브라질은 5일(현지시간) 열린 노르웨이와의 16강전에서 1-2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네이마르(산투스)는 후반 교체 투입됐고,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으로 브라질의 유일한 골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노르웨이 골잡이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에게 멀티골을 내준 뒤 나온 만회골은 탈락을 막을 수 없었죠.

이 패배는 쓰라렸습니다. 브라질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8강 진출에 실패했는데요. 네이마르는 경기 종료 이후 연신 눈물을 닦았습니다. 그는 브라질 방송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나의 국가대표 여정은 이곳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시작됐고 결국 이곳에서 끝이 났다"며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밝혔죠. 그가 은퇴를 선언한 경기장은 공교롭게도 16년 전 그의 A매치 데뷔전이 열렸던 장소였습니다.

포르투갈의 탈락도 안타까움을 남겼습니다. 포르투갈은 6일 열린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미켈 메리노(아스널)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졌습니다. 세계적인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는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죠.

누구보다 이날 경기에 큰 아쉬움을 삼킨 건 포르투갈의 '캡틴' 호날두였을 겁니다. 호날두는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것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 내일이 내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지만, 결국 이 무대가 라스트 댄스로 남게 됐죠. 그 역시 경기 이후 붉어지는 눈시울을 감추지 못한 채 경기장을 떠났습니다.

냉정한 평가도 뒤따랐습니다. 브라질은 대회 시작 전부터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더니, 16강 탈락 이후엔 '레전드' 호나우두로부터 "솔직히 이번 탈락은 벤치의 결정에서부터 시작됐다"는 비판을 받았죠. 브라질 글로부는 "역사상 최악의 절망"이라며 "16강에 그쳤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가장 불명예스러운 탈락"이라고 혹평했습니다.

포르투갈 역시 아쉬운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황금 세대' 선수진을 꾸렸음에도 16강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포르투갈은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책임론도 불거졌는데요. 그는 벨기에 대표팀 시절 케빈 더 브라위너(나폴리), 에당 아자르(은퇴)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두지 못하면서 씁쓸함을 삼킨 바 있습니다. 벨기에에 이어 포르투갈에서도 '황금 세대'를 우승으로 이끌지 못하면서, 또 한 번 책임을 지고 대표팀을 떠나게 됐죠.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한 한국의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배한 한국의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역대급 전력 꾸렸지만…논란 끝 사령탑 공백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보유하고도 탈락의 아픔을 맛본 게 남 일은 아닙니다. 한국 축구 역시 이번 월드컵 이후 '좋은 선수를 보유한 것'과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은 다르다는 현실을 다시 마주했는데요. 대표팀은 손흥민(LA 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인범(페예노르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쟁쟁한 슈퍼스타들을 앞세우고도 32강 진출에 실패하는 고배를 마셨습니다.

이 책임은 곧 홍명보 전 감독의 리더십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홍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죠. 한국 축구가 다시 출발선에 서려면 단순히 새 감독을 앉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팽배한데요.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한계가 특정 경기의 패착보다 대표팀 운영 방식, 감독 선임 과정, 중장기 방향성 부재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절차적 논란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감독의 전술 역량이나 성과와 별개로 대표팀 사령탑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뽑을 것인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도 큰 문제로 남았죠.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이들을 이끌 지도자와 시스템을 둘러싼 잡음이 반복된다면 같은 실패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차기 감독 선임 역시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월드컵 탈락 이후 여론은 들끓고 있고, 대표팀은 빠르게 새 체제를 꾸려야 합니다. 그러나 성급한 선임은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국내파와 외국인 감독, 단기 처방과 장기 프로젝트, 선수들의 적재적소 활용과 세대교체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한국 축구가 받아든 숙제는 '누가 감독이 되느냐'에만 방점이 찍혀 있지 않습니다. 감독을 뽑는 기준을 투명하게 세우고 대표팀이 어떤 축구를 지향할지 합의하며, 그 방향을 뒷받침할 행정 구조를 갖추는 일까지 함께 요구되고 있는데요. 이번 월드컵 탈락이 대표팀 감독 한 명의 실패를 넘어 한국 축구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확장되는 이유죠.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그라운드를 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그라운드를 보고 있다. (뉴시스)

개혁 시험대 오른 한국 축구

한국 축구를 둘러싼 혼란은 대표팀 벤치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홍 감독이 월드컵 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데 이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조기 사퇴하면서, 한국 축구는 감독과 협회장 자리가 동시에 비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9, 10월 A매치는 물론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해 서둘러 차기 사령탑을 물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 축구 행정을 총괄할 수장도 선출해야 합니다.

차기 감독 선임은 곧 협회 쇄신의 첫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최근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이 한국 대표팀 복귀 의사를 전했다는 보도가 이목을 끌었는데요.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이후 벤투 전 감독이 협회 내 인사 등 축구계 측근에게 대표팀을 다시 맡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물론 협회가 아직 서류 접수 등 공식 절차를 시작한 건 아닌 만큼 벤투 전 감독의 의사가 공식 지원으로 확인되진 않았습니다. 다만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협회가 처음부터 관련 상황을 투명하게 설명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미 절차적 논란을 겪은 만큼, 차기 감독 선임 과정마저 폐쇄적으로 비칠 경우 불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벤투 전 감독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는 이유도 분명합니다. 그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약 4년 동안 한국 대표팀을 이끌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낸 인물입니다. 단일 임기 기준 한국 대표팀을 가장 오래 맡은 감독이기도 하죠. 장기적인 팀 구축과 전술 색깔을 보여준 경험이 있는 만큼, 월드컵 실패 이후 '검증된 감독'을 원하는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협회장 선출 과정 역시 변수입니다. 우선 축구협회는 "정관 제23조에 따라 부회장 중 한 명이 체육회 인준을 받아 회장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직무 대행을 중심으로 후임 회장 선거 과정을 차질 없이 공정하게 준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이 궐위된 경우 부회장 선임 시 정한 순서(정한 순서가 없을 경우 부회장 중 연장자순)에 따른 사람이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받아 직무를 대행하며, 잔여임기가 1년 이상인 경우에는 60일 이내에 회장을 새로 선출해야 합니다. 현재로는 축구협회는 수석 부회장이 회장 직무 대행을 맡고, 축구협회 정관에 따라 192명의 선거인단이 참가해 차기 회장을 뽑아야 하죠.

다만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기존 방식의 선거에 문제의식을 드러낸 데다가 대한체육회도 선거 관련 정관 개정을 추진하면서 후임 선출 방식 자체에 변화가 찾아올 전망인데요. 한국 축구 개혁을 위해 출범한 K-축구 혁신위원회도 선거제 개혁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현재 한국 축구가 직면한 과제는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누가 감독이 되느냐, 누가 회장이 되느냐만큼 중요한 건 그들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뽑느냐입니다. 스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월드컵에서 고배를 마신 한국 축구가 진정한 쇄신에 나서려면 경기장 안의 전술뿐 아니라 경기장 밖 의사결정 구조까지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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