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신작…갈색여치의 습격 [해시태그]

입력 2026-07-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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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와는 다른 ‘뛰는 곤충’…출몰 이유부터 퇴치·물림 대처법까지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번엔 ‘튀어 오르는’ 것의 등장입니다. 단단한 형체의 갈색 무리가 사방으로 튀고 있는데요. 팅커벨과 러브버그와는 사뭇 다른 공포죠.

서울 불암산과 수락산, 경기 남양주 일대에서 갈색여치가 떼로 보였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남양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공용현관과 외벽, 배관 주변에 갈색여치가 무리 지어 나타나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여름마다 떼로 몰려다니는 곤충은 매년 골칫거리였죠. 동양하루살이, 이른바 ‘팅커벨’이나 러브버그인데요. 대량 발생으로 생활 불편을 일으켰지만, 생태적으로는 유익한 곤충이라는 설명을 듣곤 했습니다. 보기에는 불편해도 사람을 물거나 병을 옮기는 곤충으로 분류되지는 않았죠.

하지만 갈색여치는 그 결이 조금 다른데요. 갈색여치는 개체 수가 늘면 과수와 수목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돌발해충 성격을 갖고 있죠. 산림청에 따르면 갈색여치는 밀도가 낮을 때는 산림 안 초본류에서 생활해 수목 피해가 거의 없으나 개체 수가 급증해 먹이가 부족해지면 인근 과수나 수목에 해를 가하는데요. 더군다나 생활반경에 출몰한 이번 갈색여치는 사람을 문다는 무시무시한 소식까지 들려왔습니다.

갈색여치는 메뚜기목 여치과 곤충인데요.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성충 몸길이는 25~30㎜ 안팎이고, 체색은 갈색에서 암갈색이죠. 배의 아랫부분은 밝은 녹색을 띠는데요. 날개가 있지만 퇴화돼 날지 못하고 뛰어다닙니다. 시민들의 “곱등이처럼 생긴 곤충이 튄다”는 목격담이 매우 정확한 셈이죠.


▲갈색여치 (출처=농촌진흥청 농사로)
▲갈색여치 (출처=농촌진흥청 농사로)


농촌진흥청 농사로 자료를 보면 갈색여치는 1년에 한 번 발생하고 가을에 땅속에 알을 낳고 죽습니다. 알은 4월 상순에서 중순께 부화해 유충으로 산의 낙엽이 쌓인 곳에서 생활하는데요. 산에서 증식한 갈색여치는 5월 초부터 한두 마리씩 과수원으로 내려오기 시작하고, 5월 말부터 약 한 달간 밀도와 피해가 높아진 뒤, 7월 초부터는 다시 산으로 돌아가 산란하는데요.

갈색여치는 갑자기 등장한 외래종은 아닙니다. 한국, 중국, 러시아 등지 주변 야산의 키 작은 덤불과 등산로 부근에서 많이 발견되는 잡식성 곤충이죠. 과거 2006년과 2007년 충청북도 일원에서 갈색여치 떼가 대규모로 출몰해 농작물 피해를 줬는데요. 야산 등지에서 부화한 뒤 농경지로 이동해 복숭아나 포도나무 새순과 꽃대를 갉아먹었죠.

올해 목격담이 흘러나온 불암산, 수락산, 남양주 일대는 산지와 산책로, 주거지가 맞닿아 있는 곳인데요. 다시 말해 도심 한복판을 침입한 난데없는 종이 아니라 야산 주변에 있던 곤충이 생활권 경계에서 눈에 띄게 된 상황입니다.


▲갈색여치 (출처=농촌진흥청 농사로)
▲갈색여치 (출처=농촌진흥청 농사로)


그렇다면 왜 갈색여치가 올해 유독 눈에 띄는 걸까요?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기존 연구와 자료를 보면 기온과 산란, 휴면 특성이 함께 거론되죠. 갈색여치 대발생 원인을 다뤘던 농촌진흥청의 2007년 자료에는 온도가 2.5℃ 오를 경우 갈색여치의 산란율은 58~6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따뜻한 환경이 성충의 산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북방계 곤충으로 분류돼 덥고 습한 날씨에 취약한 갈색여치는 올해처럼 고온건조한 봄이 이어지고 장마가 늦어지면 생존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죠.

반대로 겨울의 낮은 온도는 땅속 알의 휴면을 깨는 데 영향을 주는데요. 갈색여치 알은 저온 자극을 거쳐 이듬해 부화할 수 있고 2년 이상 휴면할 수도 있죠. 결국, 올해 출몰을 단일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산란을 늘리는 따뜻한 환경과 부화를 좌우하는 월동 조건, 누적된 휴면 알이 맞물리면 특정 시기에 개체가 갑자기 많아 보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앞선 이들과 다른 수명도 문제인데요. 2009년 한국응용곤충학회지에 소개된 ‘갈색여치의 발생소장 및 발육특성’ 논문을 보면 성충은 6월 상순부터 8월 중순까지 나타났으며 성충 발생 최성기는 7월 중순이었죠. 실험 조건에서 성충 수명은 25℃에서 암컷 35.7일, 수컷 32.9일로 가장 길었고, 30℃에서는 암컷 30.1일, 수컷 28.1일이었는데요.

동양하루살이 성충 수명은 4~5일 이내, 러브버그도 약 1주일 안팎이지만 갈색여치는 성충 상태로도 한 달 가까이 생존할 수 있다는 말이죠. 그만큼 더 많이 더 오래 목격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갈색여치 출몰 이유부터 퇴치방법·물림 대처법까지 (뉴시스)
▲갈색여치 출몰 이유부터 퇴치방법·물림 대처법까지 (뉴시스)


그렇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요? 퇴치 방법에도 관심이 쏠리는데요. 갈색여치는 감염병을 옮기는 곤충으로 다룰 사안은 아니지만, 맨손 접촉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턱 힘이 강해 사람을 물 수 있기에 발견하면 손으로 잡거나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죠.

산책로나 등산로에서 마주치면 발로 밟거나 손으로 잡기보다 거리를 두는 것이 낫습니다. 실내로 들어온 개체는 맨손으로 잡지 말고 빗자루, 집게, 포충망 같은 도구로 밖으로 내보내는 편이 안전한데요. 방충망, 창틀, 현관문 틈처럼 유입 경로를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죠. 다만 아파트 단지나 산책로에서 시민들이 임의로 살충제를 과하게 뿌리는 방식은 사람과 반려동물, 주변 생태계에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만약 갈색여치에게 물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렸을 때도 과도하게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상처 부위의 출혈이 심하지 않다면 비누와 물로 씻고 소독하는 것이 기본이죠. 다만 물린 자리가 붉게 붓거나 통증, 열감, 부종이 심해지는 경우, 또는 열이 나는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질병관리청도 동물·곤충에 물렸을 때 상처 세척과 소독을 우선하고, 발적·통증·열감·부종이나 전신 발열이 있으면 의료기관을 방문을 안내하고 있죠.


(사진제공=광주환경공단)
(사진제공=광주환경공단)


올여름 갈색여치 출몰은 도시 곤충 이슈가 한 단계 복잡해졌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는데요. 지난해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보면 과거 전통적인 해충 문제가 모기, 바퀴벌레, 파리 같은 위생해충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러브버그와 동양하루살이 등이 기존 서식처에서 벗어나 도심지에 대량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죠.

여름 곤충의 등장이 더 잦아지는 요즘 도시. 올여름 갈색여치의 등장은 어떤 곤충을, 어떤 기준으로 관리해야 하는지 더 큰 고민을 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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