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사업 다각화로 '위기' 탈출 노린다

입력 2009-10-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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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회사서 '종합에너지회사'로 탈바꿈 추진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계가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본업인 석유정제 사업이 중동·인도 등의 공급 과잉과 마진 악화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관사업인 자원(석유)개발사업(E&P)에서부터 수소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까지 '종합에너지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중·장기 성장을 위해 '정유회사'라는 그동안의 해묵은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고 '종합에너지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는 주력사업인 정유업종이 정제마진 축소와 석유제품 공급과잉으로 인한 실적 악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원개발이나 2차전지, 바이오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사업다각화로 회사의 구조와 이미지를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유업종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대폭 낮추고 이를 통해 'SK에너지=정유회사'라는 이미지를 바꿔나가겠다는 것이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지난 4월말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통해 "앞으로는 자원 개발이나 대체 에너지 개발 같은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 회사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무공해 석탄에너지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같은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힘써 SK에너지를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톱 10' 안에 드는 (종합)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SK에너지는 자원개발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인 '그린폴(Green Pol)' ▲그린카 배터리 ▲청정 석탄에너지 등의 사업 진출을 위한 연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배터리 기술은 빠른 시일 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이는 유망 사업이다. 지난 2004년 12월 일본 아사히카세이, 도넨에 이어 세계 세 번째, 국내 최초로 개발한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등은 2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로 향후 전망이 밝다.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폴리머 제품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생산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한 특허이전 및 연구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나프타 사용 절감과 함께 탄소배출권까지 확보할 수 있는 등 획기적인 친환경 신소재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을 개발해 저급 석탄의 고급화 및 가스화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7월 포스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MOU를 체결하고 '청정 석탄에너지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아울러 자원개발 사업 확대를 위해 SK에너지는 9월 말 현재 영국, 브라질, 리비아, 페루 등 17개국 34개 광구에서 확보한 5억2000만배럴의 지분 원유 보유량을 오는 2015년까지 10억 배럴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주요 공략 거점인 남미와 동남아 지역 내 브라질 BMC-30광구, BMC-32광구 및 베트남 15-1/05 광구에서 탐사 작업을 실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GS칼텍스도 자원개발사업 확대에 나서는 한편 전력사업과 도시가스사업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종합에너지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우선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추진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7월부터 가스공사와 물량교환을 통해 LNG를 여수공장의 연료 및 원료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올해 말에는 최초로 LNG를 직수입해 가스공사에 상환할 예정이다.

또 최근엔 쉐브론과 장기계약을 맺고 오는 2015년부터 향후 20년간 매년 50만t의 LNG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LNG 사업을 구체화시켜 나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국가산업 제4단지에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 용 탄소소재 생산법인인 파워카본테크놀로지 생산시설을 기공했다.

반면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열악했던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는 시설투자 강화를 통해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기존 온산공장을 확장키로 하고, 여기에 파라자일렌(PX)과 벤젠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을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1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총 1조4000억원을 투자해 18만4500㎡의 부지에 연산 90만t의 PX와 연산 28만t의 벤젠 등을 건설키로 한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도 대산공장에 PX와 벤젠 등 방향족(BTX) 생산공장의 신규 건설을 추진키로 했다. 오는 2013년 4월 건설을 목표로 한 BTX 공장은 PX 연산 80만t, 벤젠 11만t 규모다.

2013년 이후 현대오일뱅크의 PX 생산규모는 현재 연산 38만t에서 80만t으로 늘어난 118만t이 되며, 벤젠은 11만t에서 22만t으로 11만t을 추가 생산하게 돼 BTX 전체 생산량이 140만t 규모로 기존대비 3배가량 증가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유관사업이 자원(석유)개발에서 부터 신재생에너지까지 미래의 먹을 거리 사업에 집중, '종합에너지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SK에너지, GS칼텍스 등 선두업체가 집중하고 있지만 정체된 사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업다각화가 필요한 만큼 정유사들의 변신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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