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백신 공급 조건 처방약 끼워팔기 영업 '빈축'

입력 2009-09-30 11:18 수정 2009-09-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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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간염·신종플루 백신 부족에 끼워팔기 영업 관행...병원들 "환자 건강 담보로 도박"

올해 상반기부터 급속도로 확산된 A형간염과 신종플루로 예방백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S사와 B사 등 국내 일부 제약사가 백신 제공의 대가로 자사 처방의약품을 끼워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병원들로 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30일 병원가에 따르면 A형간염 환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고 치료제가 현재 없는 까닭에 예방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예년에 비해 3~4배 이상 늘어나는 등 상당수 병의원들이 백신을 비축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A형간염 백신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가 판매를 대행하고 있지만 공급량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또 올해는 신종플루로 인한 경각심으로 인해 계절독감백신 접종희망자도 대폭 늘어나 공급망에도 차질이 벌어지면서 병원가는 백신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형적인 갑-을 관계에 놓인 의사와 제약사간의 관계가 역전이 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즉 한정된 백신 물량으로 모든 요양기관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는 까닭에 S사와 B사 등 일부 백신 판매사들이 자사 전문의약품의 처방을 조건부로 공급을 강행하고 있는 것.

서울 강북의 한 준종합병원 관계자는“모 백신 판매 제약사가 몇가지 제품을 써주는 대가로 A형간염 백신을 공급해 주겠다고 최근 제의해 왔다”며“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제약사가 환자들 건강을 담보로 도박을 벌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찝찝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상당수 병원들이 제약사들의 이런 제안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아 기존에 처방을 하고 있는 약들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백신 판매회사의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다.

모 백신판매사 영업 관계자는“회사에서 각 거래처로부터 백신 공급과 연계해 처방을 얼마나 해주기로 했는지 수시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덕분에 예전 같으면 꿈적도 하지 않는 병원들이 거래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 예전부터 독감백신 공급철이 되면 거의 매년 공급량이 부족해 백신공급과 전문의약품 처방을 조건부로 계약하는 이른바 끼워팔기식 영업이 늘 있어 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업계는 지난 8월부터 제약사의 리베이트 제공이 적발될 경우 약가가 최대 44%까지 인하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대다수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제공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황에서 매출 증가를 위한 수단이 없는 이유로 백신공급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통해 전문의약품 끼워팔기 전략을 더욱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 조차 이런 끼워팔기식 관행은 병원가의 불신과 나아가 국민들의 제약사에 가지고 있는 부정적 이미지를 더 키울 뿐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마케팅 전문가는“최근 국민들이 신종플루나 A형간염 등에 대해 어느 때보다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제약사들이 정당한 영업을 통한 판매가 아닌 편법을 통한 끼워팔기를 하는 것은 기회주의적 발상으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추후 회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할 소지가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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