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일선 은퇴 후 첫 주총 참석
“현 시장은 투자도 투기도 아닌 도박”
은퇴 선언한 팀 쿡 애플 CEO도 참석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2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워런 버핏(가운데)을 화면을 통해 보고 있다. (오마하(미국)/로이터연합뉴스)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억만장자 워런 버핏이 무분별한 단타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에 일침을 가했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가 네브래스카주 CHI헬스센터오마하에서 열렸다. 이번 주총은 그레그 에이블 신임 CEO가 주도하는 첫 번째 주총으로, 지난해 버크셔를 떠난 버핏은 단상에 오르는 대신 객석에서 함께 했다. 에이블 CEO가 등장하기 전 버핏이 맨 앞줄 좌석에 앉자 투자자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버핏은 에이블 CEO의 소개로 잠시 발언할 기회를 얻었다. 그는 “오늘은 내가 진행하는 행사가 아니다”라며 “그레그는 내가 했던 모든 일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이상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면에서 그는 나보다 훨씬 뛰어나다. 그가 바로 적임자”라며 신임 CEO를 추켜세웠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식 포트폴리오. 지난해 말 기준. 단위 %. 위에서부터 애플/아메리칸익스프레스/코카콜라/뱅크오브아메리카(BoA)/셰브론/옥시덴털페트롤리엄/미쓰비시/처브/무디스/미쓰이물산//크래프트하인즈/알파벳. (출처 CNBC·AI 편집)
그다음에는 최근 은퇴를 발표하고 주총에도 참석한 팀 쿡 애플 CEO를 불러내며 투자자들에게 인사할 기회를 줬다. 쿡 CEO는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하는 참석자들에게 두 손 모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버핏은 “우린 잘해 보이려고 자금 운용을 애플에 맡겼던 것”이라며 “애플은 우리의 350억달러(약 52조원) 투자를 1850억달러로 불렸고 나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버크셔는 최근 몇 년 새 애플 지분 상당 부분을 매도했지만, 여전히 버크셔 최대 투자 종목으로 남아있다.
주총은 화기애애했지만, 버핏은 이후 CNBC방송과 진행한 별도 인터뷰에선 시장이 도박장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시장을 “카지노가 달린 교회”에 비유했다. 버핏은 “사람들은 교회와 카지노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나는 카지노보다 교회에 있는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카지노는 매우 매력적인 곳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당신이 하루짜리 옵션을 사고판다면 그건 투자도 투기도 아닌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들이 지금처럼 도박에 혈안 된 적은 없었다”고 한탄했다.
최근 미군 병사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기밀을 이용해 예측 시장에서 40만달러를 벌어들인 혐의를 받는 사건도 언급했다. 버핏은 “그들이 왜 하루짜리 옵션을 샀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우리가 언제 베네수엘라에 들어갈지 알고 있었고 40만달러 넘는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었을 수 있다”며 “그런 거래 규모는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장에서 2일(현지시간) 워런 버핏과 그레그 에이블 최고경영자(CEO) 얼굴이 담긴 포스터가 보인다. (오마하(미국)/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주총에선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사이버보안 위험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논의에 앞서 버크셔 주식을 장기 보유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버핏의 영상이 화면으로 공개됐다. 영상이 끝난 후 에이블 CEO는 해당 영상이 버크셔가 자체 제작한 딥페이크 영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에이블 CEO는 “이는 우리 팀에게 중요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며 “버크셔 전반에 걸쳐 우리가 매일 관리하는 중대한 위험 요소”라고 짚었다. 이어 “버크셔는 특히 보험 사업 분야에서 사이버 위협을 식별하고자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