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제조 핵심 공정에 필수 원자재
한국 헬륨 수입 60%가 카타르산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헬륨 생산량의 33%를 차지했던 카타르가 이란의 공격으로 생산이 큰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란은 지난달 자국 유전 피격에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북부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있는 카타르에너지의 LNG 시설을 공격했다. 카타르에너지는 당시 공격으로 연간 LNG 수출량의 약 17%에 해당하는 생산능력이 상실됐으며 복구까지 최대 5년이 걸린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카타르의 연간 헬륨 수출 14%에 해당하는 생산능력도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헬륨은 LNG로부터 분리 및 정제돼 만들어지는 부산물로,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헬륨 생산국이다.
카타르에서의 헬륨 생산 위기는 이미 기업들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에어가스는 지난달 17일 카타르에서의 공급 문제를 이유로 내걸고 일부 고객에 월간 판매량의 최대 절반밖에 공급할 수 없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동시에 추가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세계 3대 헬륨 공급사 중 하나인 리퀴드 미국 법인은 일부 고객사에 ‘불가항력’을 선언하기도 했다.
헬륨 공급 문제가 심화하면 반도체 제조업계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헬륨은 AI 반도체 제조 핵심 공정인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에서 장비 냉각과 오염 방지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극저온 운송 특성으로 인해 반도체 생산의 사실상 ‘숨은 병목’으로 통한다. 더욱이 AI 인프라 급증으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면서 헬륨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영국 조사기관 아이디테크엑스에 따르면 세계 헬륨 수요는 2024년 1억7400만 ㎥에서 지난해 3억2200만㎥로 약 두 배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반도체 주요 생산국인 한국은 헬륨 수입의 약 60%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난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반면 일본은 한국보다 미국산 수입이 많아 현재 영향은 한정적인 편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헬륨을 전략자원으로 분류하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캐나다 헬륨 개발업체 펄사헬륨은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이란 정세에 따른 공급 문제로 인해 미국 등에서 헬륨을 국가 전략상 핵심광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에선 이미 경제적 중요성과 낮은 대체 가능성, 공급원 집중도 등을 이유로 핵심 자원 목록에 헬륨을 포함한 상태다. 러시아와 중국도 헬륨을 사실상 전략 자원으로 취급하고 있다.
닛케이는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헬륨뿐 아니라 LNG 부산물이자 비료 원료인 암모니아와 알루미늄 등의 부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이란 정세가 드러낸 에너지와 소재의 지정학적 공급 리스크는 각국이 자원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생산국이 유사시 자원 확보를 강화하면 수입국은 한층 더 어려움 처지에 놓일 수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