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저마다의 ‘상급지’가 있다

입력 2026-0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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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

KB부동산 2025년 12월 넷째주 아파트시장 동향 발표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15억810만 원, 중위 매매가 11억556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요즘 서울 아파트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부터 꺼진다. 분양가도 초고가 행진이다. 전용 84㎡ 분양가도 15억 원 이하는 이제 서울 전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고, 강남권 분양은 경쟁률 수백 대 일, 당첨 가점 70점 이상이다.

숫자만 보면 서울은 이미 ‘선택받은 사람들만의 리그’처럼 보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서울 아파트 입성을 포기한다. 포기에 앞서 우리가 보고 있는 이 통계가 과연 나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한다.

왜곡된 ‘서울 통계’에 좌절 말길

우리가 매일 접하는 서울 청약 통계의 대부분은 강남·서초·송파, 이른바 로또 청약지에 집중되어 있다. 극단값이 평균을 끌어올리고 그 평균은 다시 좌절을 생산한다. 문제는 이 숫자가 서울 전체의 모습인 것처럼 해석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에는 다양한 가격대, 다양한 입지, 다양한 소유 방법이 존재한다. 그런데 통계는 늘 가장 비싸고 경쟁이 치열한 곳을 전면에 세운다. 통계는 정보 이전에 심리전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시장은 평균이 아니라 개별 사례들의 합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내 인생은 평균으로 사는 게 아니다. 내 집 마련도 마찬가지다.

상급지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상급지는 반포의 신축 34평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광명, 또 다른 누군가에겐 미사나 다산일 수 있다. 중요한 건 “남들이 부러워하는 곳”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서 한 단계 위”다.

무주택자에게 첫 분양권은 상급지이고, 수도권 외곽에 있는 사람에게 서울 외곽은 충분히 상급지다. 상급지는 늘 현재 위치 대비 상대적 이동으로 정의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목표를 한 번에 끝까지 당겨버리는 오류를 범한다. 강남이 아니면 실패, 서울 핵심지가 아니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이 사고방식이 문제다. 시장은 계단식으로 움직이는데 우리는 엘리베이터만 찾고 있다.

서울을 포기하자는 말이 아니다. 다만 접근 방식을 바꾸자는 이야기다. 한 번에 들어가려 하지 말고, 쪼개고, 우회하고, 시간을 활용하자. 비강남 소형, 3기 신도시, 입주장 매수, 규제와 비규제의 경계 지점들 등 서울 진입 경로는 생각보다 많다. 다만 그 길은 뉴스 헤드라인에 잘 나오지 않을 뿐이다.

나에게 맞는 ‘단계’ 밟는 게 지름길

예를 들어 진접2지구 24평형 아파트는 4억 원에 분양을 하며, 수도권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라면 청약이 가능하다. 거주의무도 없어서 기존 거주지에서 계속 살면서 전세를 놓아도 된다. 예상되는 전세가격은 최소 3억 원 이상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현재 예상되는 시세는 6억 원으로 당첨받자마자 확보되는 이익도 상당히 크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고 탄탄하게 자산을 쌓아가면서 원하는 나만의 상급지로 결국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청약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기전이다. 10년에 3번은 기회가 온다. 그 기회를 살리려면 남의 상급지를 부러워할 시간이 아니라, 나만의 상급지를 정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은 여전히 높은 벽이지만 모든 벽이 같은 높이는 아니다. 문제는 벽이 아니라, 우리가 벽 전체를 한 장의 통계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급지에 목매지 말자. 속도와 크기보다 중요한 건 방향과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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