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첫날부터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데다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며 체감온도는 실제보다 훨씬 떨어져 있죠. 이런 추위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수도관과 보일러 배관 같은 생활 기반 시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요. 실제로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계량기 동파 신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영하권 기온이 지속되고 야간·새벽 시간대 복사냉각과 강풍이 겹칠 경우 동파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데요. 특히 외부 공기에 그대로 노출되는 복도식 아파트, 외벽에 계량기가 설치된 주택, 준공 후 시간이 오래 지난 건물은 구조적으로 한파에 취약합니다. 올겨울 서울 수도 계량기 동파 건수는 지난달 29일 기준 총 433건인데요. 발생 장소별로는 아파트 344건, 공사 현장 32건, 단독·연립주택 41건, 기타 16건 순이었죠.

한파가 예고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조언은 온수 방향으로 수돗물을 조금 틀어두라는 것인데요. 그 ‘조금’이 어느 정도 일까요?
서울시는 바깥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갈 경우 수도꼭지를 33초에 일회용 종이컵 하나가 찰 정도로 끊기지 않게 흐르게 하면 동파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안내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틀어보면 물줄기가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수준으로 흔히 생각하는 ‘한 방울씩’과는 다릅니다. 말 그대로 “졸졸졸”이지만, 멈추지 않는 흐름이 유지돼야 하죠.
이 정도 유량으로 약 10시간 동안 수돗물을 틀어두는 경우 수도 요금은 약 250원 안팎인데요. 동파로 계량기를 교체하거나 배관 공사를 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절대 크지 않은 부담입니다.

동파 전 가장 중요한 대비는 계량기함 보온인데요. 헌 옷이나 수건, 보온재 등을 활용해 빈 곳 없이 채우고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덮개를 닫아야 하죠. 각 지자체도 복도식 아파트를 중심으로 보온 덮개를 배부해 계량기 보호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보일러 역시 한파 기간에는 완전히 끄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장시간 외출 시에는 전원을 끄는 대신 ‘외출’ 또는 ‘동파 방지’ 모드로 최소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요. 베란다 설치형 보일러라면 실내 쪽문을 열어 온기가 전달되도록 하는 조치가 도움되죠.

이미 동결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대응이 더 중요합니다. 수도가 전혀 나오지 않거나 계량기 유리가 부풀어 오른 경우, 급가열은 가장 위험한 선택이죠. 뜨거운 물을 한 번에 붓거나 헤어드라이어를 밀착해 사용하는 행위는 계량기와 배관 파손 위험을 크게 높이는데요.
지자체 수도사업부 등에서는 미지근한 물을 여러 차례에 걸쳐 아주 천천히 부어 해빙할 것을 권고하죠. 미지근한 물에 적신 수건으로 계량기를 감싸 서서히 녹이는 방식도 같은 원리인데요. 급격한 온도 변화는 얼어 있던 배관을 팽창시켜 터뜨릴 수 있고 이 경우 누수와 구조물 손상으로 피해 범위가 많이 늘어납니다.
해빙 과정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면 이미 동파가 발생한 상태인데요. 이 경우 즉시 보일러 전원을 끄고, 추가로 물이 퍼지지 않도록 주변을 정리한 뒤 AS 기사 방문을 기다려야 하죠.
임시로 테이프를 감거나 실리콘으로 막는 식의 조치는, 누수를 일시적으로 숨길 수는 있어도 내부 압력 때문에 다시 터질 가능성이 큰데요. 특히 공동주택에서는 아래층으로 누수가 번질 수 있어 피해 범위가 급격히 확대되죠. 임의 조치는 추가 누수나 요금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파 이후 냉수는 나오지만, 온수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이죠. 이 경우 대체로 보일러 본체가 아니라 온수 배관이 얼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보일러와 연결된 배관이 베란다나 외벽을 따라 설치돼 있으면 동결이 먼저 발생하죠.
이때는 온수 수도꼭지를 연 상태로 유지한 채, 배관을 천천히 녹여야 하는데요.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할 경우 배관에 바짝 대지 말고 일정 거리를 두고 따뜻한 바람을 고르게 쐬어야 하죠. 또는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배관 전체에 감싸 서서히 온도를 올리는 방식이 권장됩니다.
한 지점만 집중적으로 가열하면 얼어 있던 배관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오히려 파손될 수 있는데요. 불을 직접 사용하거나 토치, 라이터를 대는 행위는 화재와 배관 손상 위험 때문에 금물이죠.
보일러 전원이 들어오지 않거나 에러 코드가 반복적으로 표시된다면 본체 내부나 열교환기 쪽 동결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우선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는 리셋을 한 차례 시도해 볼 수는 있지만, 동일한 증상이 반복되면 더는 손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부 부품이 얼어 있는 상태에서 작동을 시도하면 추가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단계에서는 제조사 AS 접수가 원칙인데요. 실제로 보일러 동파로 접수되는 고장의 상당수는 사용자가 임의로 분해하거나 반복 작동을 시도하면서 수리 범위를 키운 사례입니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밤 9시부터 위기단계 ‘주의’에 따른 1단계 근무명령을 내리고 비상근무 82개 반, 254명 규모로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동파는 매년 반복되는 겨울철 사고입니다. 하지만 피해 규모는 추위의 세기보다, 어떻게 대응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요. 계량기와 배관을 기준에 맞게 보온하고 수돗물을 끊기지 않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수 사고는 막을 수 있죠. 이미 동결이 시작된 경우에도 서둘러 손대기보다 과한 조치를 피하는 것이 피해를 키우지 않는 방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