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어 대만까지…'대지진 공포' 여행 비상 [해시태그]

입력 2025-12-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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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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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와 신정으로 이어지는 연말 연휴. ‘연차 소진제’를 활용한 해외여행 시즌 피날레인데요. 추운 날씨에 한국보다는 따뜻한 남쪽, 그리고 이동 부담이 적은 동남아와 일본이 매년 이 시기 대표적인 여행지로 꼽히죠. 그런데 그 ‘으레 당연하던 여행지’에 이번엔 ‘낯선 공포감’이 번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시작된 지진 공포가 대만까지 번졌는데요. 일본 북부 해역에서 강진과 여진, 사상 처음으로 ‘후발 지진 주의 정보’가 발령된 직후, 한국인이 즐겨 찾는 대만에서도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는데요. 두 지역 모두 환태평양 조산대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지질학적으로 낯선 일은 아니지만, 연말 여행을 앞둔 시점에 잇따라 전해지면서 여행객 불안이 커지고 있죠.


▲28일(현지시간) 대만 이란현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천장 일부가 붕괴됐다. (신화/뉴시스)
▲28일(현지시간) 대만 이란현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타오위안 국제공항에서 천장 일부가 붕괴됐다. (신화/뉴시스)

▲28일(현지시간) 대만 이란현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신베이시의 한 보행교 외벽 타일이 파손됐다. (신화/뉴시스)
▲28일(현지시간) 대만 이란현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신베이시의 한 보행교 외벽 타일이 파손됐다. (신화/뉴시스)


27일(현지시간) 밤 11시 5분 대만 북동부 이란현 동쪽 약 32㎞ 해역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대만 중앙기상서에 따르면 진원 깊이는 약 70㎞로 관측됐는데요. 수도 타이베이를 포함해 대만 전역에서 강한 흔들림이 감지됐고 진앙과 가까운 이란현에서는 변전소 차단으로 3400여 가구가 일시 정전을 겪었죠. 고속철 일부 열차도 안전 점검을 위해 일시 정차했습니다.

타오위안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는 천장 구조물 일부가 파손돼 낙하했는데요. 타이베이 시내에서는 가스관 파손, 단수, 신호등 고장, 엘리베이터 갇힘 등 30건이 넘는 경미한 피해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다만 대만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인명 피해 등 중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쓰나미 경보도 발령되지 않았죠.

거기다 지진이 ‘한 번으로 끝난 사건’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안이 커졌는데요. 불과 사흘 전인 24일에도 대만 남동부 타이둥현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해 타이베이 일대에서도 건물 흔들림이 감지됐죠. 대만 중앙기상서 지진예측센터는 이번 강진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일주일 내 규모 5.5~6.0 수준의 여진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연말 여행객들의 불안이 고조된 이유입니다.

이번 대만 지진이 주목받은 또 다른 이유는 직전까지 일본에서 이어진 지진 소식 때문이죠. 일본에서는 8일 밤 11시 15분 혼슈 아오모리현 동쪽 앞바다에서 규모 7.5, 최대 진도 6강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이 지진 이후 홋카이도와 산리쿠 앞바다 일대에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를 발령했다가 다음 날 해제했는데요.

특히 일본 기상청은 이 지진 발생 약 3시간 뒤 ‘홋카이도·산리쿠 앞바다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발령했죠. 해당 제도는 2022년 도입됐지만 실제 발령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기상청은 “반드시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향후 약 일주일간 강한 지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12일 같은 해역에서 규모 6.7의 여진이 발생했고, 아오모리 해역과 노토반도 인근에서는 규모 5~6대 지진이 산발적으로 이어졌지만 우려된 강진 없이 지진 주의보는 해제됐습니다.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강에서 포착된 물고기 떼 영상 (출처=X 캡처)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강에서 포착된 물고기 떼 영상 (출처=X 캡처)


일본 내 불안은 오사카 도톤보리강에서 포착된 물고기 떼 영상으로 한 차례 더 증폭됐는데요. 강 수면을 가득 메운 물고기 무리를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대지진 전조’라는 해석이 확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숭어의 계절적 이동이나 수온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전조설을 경계했지만, 강진 이후 이어진 이런 장면들은 일본 사회 전반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죠.


(출처=제미나이 나노바나나)
(출처=제미나이 나노바나나)


일본과 대만 지진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는 이유는 이들이 ‘불의 고리’로 엮여있기 때문인데요. 지질학적으로 일본과 대만은 모두 환태평양 조산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태평양을 둘러싼 이 조산대는 지각판이 충돌하거나 섭입하는 구간이 많아 전 세계 지진의 상당수가 집중되는 지역이죠. 일본은 태평양판과 필리핀해판 등이 맞물리는 복잡한 판 경계 위에 있고 대만 역시 유라시아판과 필리핀해판이 충돌하는 구조에 포함됐는데요. 모두 지진이 잦은 구조적 특성을 공유하죠. 지질학적으로 개별 지진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조산대 위 지역에서 짧은 시차를 두고 강진이 이어질 경우, 체감 불안이 커지는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이 같은 불안이 한국에서 특히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한국인 여행객이 많이 찾는 해외 여행지이기 때문인데요.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일본행은 약 860만 명으로 가장 많았죠.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주요 국가 한국인 관광객 수에서도 일본은 880만 명 안팎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 기준으로 올해 1~11월 국제선 여객 수 역시 일본 노선이 가장 많았고 대만 노선도 상위권에 포함됐는데요. 이처럼 도쿄·오사카·후쿠오카와 타이베이·타오위안은 한국인 관광객이 특히 몰리는 지역이죠.

지진 불안감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여행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금 가도 되느냐”, “예약을 취소해야 하느냐”는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는데요. 항공권과 숙소 취소 수수료를 두고 고민하는 글과 함께 지진 발생 시 대처 방법 질문도 이어지고 있죠.

전문가들은 여행객들이 지진 발생 자체보다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현재까지 일본과 대만 모두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나 공항·철도·전력망 붕괴는 보고되지 않았는데요. 일본의 후발 지진 주의 정보는 해제됐고 대만 역시 쓰나미 경보나 외국인 이동 제한 조치는 내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출처=제미나이 나노바나나)
(출처=제미나이 나노바나나)


다만 여진 가능성이 공식적으로 언급된 만큼, 여행객들은 일정과 숙소 선택에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는데요. 해안 인접 지역이나 고층 숙소를 이용하는 경우 대피 경로와 인근 피난 시설 위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권고되죠. 심야 시간대 이동이 많은 일정이나 장거리 철도 이동이 포함된 경우에는 대체 동선과 체류 계획을 염두에 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일본과 대만 모두 재난 알림 시스템이 비교적 잘 구축된 만큼, 현지 기상 당국의 공식 알림을 받을 수 있도록 설정을 확인해 두는 것도 중요하죠.

현재 일본과 대만의 지진 상황은 여행을 전면 중단해야 할 만큼의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대비 없이 평소와 다름없는 여행을 해도 된다고 말하기도 힘들죠. 일본에서 시작된 지진 불안이 대만까지 겹쳐진 지금, 필요한 것은 불안을 키우는 상상이 아닌데요. 현지 경보에 대한 기민한 대응, 교통과 같은 생활 인프라 유지 등을 확인하는 ‘현실적인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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