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비제조업 동반 부진
내수·수출·투자 ‘트리플 악화’ 1.7년 지속

국내 기업들이 바라보는 경기 전망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는 95.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3년 10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12월 BSI 실적치는 93.7로, 2022년 2월(91.5)부터 3년 11개월 연속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1.8)과 비제조업(98.9) 모두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 BSI(91.8)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10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다. 올해 12월(105.2) 기준선 100을 넘어섰던 비제조업 BSI도 내년 1월 98.9로 전망되면서 한 달 만에 기준선 아래로 내려왔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중에서는 의약품(125.0)과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107.7)이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100)에 걸친 3개 업종(일반·정밀기계 및 장비, 목재․가구 및 종이, 식음료 및 담배)을 제외한 비금속 소재 및 제품(64.3) 등 나머지 5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됐다.
한경협은 건설과 철강 업황 악화로 관련 업종(비금속 소재 및 제품, 금속 및 금속가공) 부진이 장기화하고,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전자‧통신장비의 일시적 수요 둔화가 예상되면서 전반적인 제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7개 중에는 △전기·가스·수도(115.8) △정보통신(113.3) △여가‧숙박 및 외식(107.1) △도‧소매 유통(103.6)이 호조 전망을 보였다. 반면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78.6) 등 3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됐다.
부문별로는 내수(95.4)·수출(96.7)·투자(92.6)를 비롯한 7개 전 부문에서 부정적인 전망이 나타났다. 3대 부문(내수, 수출, 투자)을 포함한 전 부문 부진은 지난해 7월 전망 이후 1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내년 한국경제는 전년 대비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 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해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산업에 대한 사업구조 재편 지원, 에너지․원가 부담 완화를 추진하는 한편, 정년 연장 등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획일적인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