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나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 발병 원인은 보다 복합적이다. 비만으로 인한 체중 부담, 잘못된 자세와 생활 습관, 과거의 외상 이력, 과격한 운동, 반복적인 관절 사용 등이 모두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러한 퇴행성관절염은 연골과 관절이 있는 부위라면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나, 특히 체중 부하가 많거나 사용 빈도가 높은 무릎, 고관절, 손가락, 발목 등에서 나타나며, 이 중에서도 무릎 관절에서의 발병률이 가장 높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초기에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 느껴지는 뻐근함 정도로 나타나는데, 증상이 간헐적이어서 질환의 시작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상태가 악화되면 통증이 심해져 휴식 중에도 무릎 통증이 지속되고, 무릎의 부종과 함께 열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무릎에서 ‘뚝’ 하는 마찰음이 느껴지거나 관절이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면 병원 방문을 미루지 말고 정확한 검사와 진단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의 지름길이다.
초기에는 약물복용, 물리치료, 운동 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을 우선 시행하게 된다. 중기로 넘어가면 여기에 주사치료를 병행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가 필요하다. 한번 손상된 관절은 완전한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치료의 목표는 통증을 감소시키고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데 있다. 그러나 손상이 심한 말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많은 환자들이 인공관절 수술만을 떠올리나 실제로는 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 미세천공술
미세천공술은 손상된 관절에 여러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골수에서 재생세포가 흘러나와 손상 부위를 채우도록 유도하는 수술법이다. 관절내시경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절개 범위가 매우 작고, 봉합도 한두 땀 정도면 충분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초기 회복과정에서 체중 부하를 피해야 하므로, 대략적으로 4~6주간 목발을 사용해 보행해야 한다.
△ 근위경골 절골술
다리 정렬이 휘어있는 상태에서 무릎 안쪽 연골에는 손상이 있지만 바깥쪽 연골은 비교적 건강하다면 근위경골절골술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수술은 경골(정강이뼈)의 바깥쪽은 그대로 두고, 안쪽만 열어 다리 정렬을 바로잡은 뒤 금속판으로 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무릎 안쪽으로 집중되던 하중을 바깥쪽으로 분산시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절골 부위가 완전히 유합될 때까지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목발 보행이 필요하며, 수술 후 12~18개월 사이에 금속판 제거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 인공관절 수술
무릎 관절의 연골 손상이 광범위하거나 관절 변형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로, 말기 관절염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치료 방법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부위만 교체하는 인공관절 부분치환술과 손상된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인공관절 치환술로 나뉜다.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은 건강한 인대와 연골을 최대한 보존하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회복과 자연스러운 관절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뼈와 뼈 사이가 맞닿을 정도로 연골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인공관절 전치환술로 통증을 감소시키고 기능을 회복시켜 줄 수 있다.
요즘에는 정확도가 높은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로봇수술은 수술 전 3차원 CT 영상을 통해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한 뒤,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절삭 범위와 각도 등을 계획하기 때문에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손으로 하는 수술에 비해 일관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법들은 환자의 연령과 생활 방식, 관절 손상 정도 등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숙련된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무릎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여러 치료 옵션의 장단점을 비교한 뒤,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