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한 해에만 약 92만 명의 외국인 환자가 한국 의료기관을 방문해 총 1조4053억 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환자들은 의료기관뿐 아니라 백화점, 음식점, 면세점 등 비의료 영역의 소비도 동반해 경제적 파급력이 상당했다.
16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진흥원)은 서울 중구에서 ‘2024 신용카드 데이터로 본 외국인 환자 소비패턴 분석 보고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한 보고서는 국내 카드사를 통해 확보한 지난해 국내 외국인 카드 사용액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을 제외하기 위해 단기 사용 내역만 추출했다.
2024년 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은 1637만 명으로 이들의 카드 사용액은 약 17조5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91만9104명이 총 1조4053억 원을 의료업종에서 결제했다.
의료업종을 이용한 외국인들의 비의료업종을 포함한 총 카드 사용액은 3조6647억 원에 달했다. 1인당 카드 사용액은 의료업종이 153만 원, 전체업종 기준 약 399만 원으로 나타났다. 의료 소비가 외국인 환자 지출의 중심축으로 기능하면서 국내 비의료영역 소비 전반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외국인 환자들의 소비가 가장 많이 몰린 분야는 1위 피부과(5855억 원)와 2위 성형외과(3594억 원)로 나타났으며, 두 진료과의 소비 금액 합계는 9449억 원으로 전체 소비의 25.8%를 차지했다. 3위는 백화점(2788억 원), 4위는 일반음식점(1883억 원), 5위는 면세점(1833억 원) 등으로 비의료영역이었다.
의료업종별만 보면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이어 종합병원(1493억 원), 내과(796억 원), 일반병원(629억 원) 순으로 카드 사용액이 높았다.

외국인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28만1720명), 미국(18만3988명), 대만(7만4517명), 중국(5만4069명) 순이었다. 다만 의료업종 카드 사용액 기준으로는 미국(3071억 원), 일본(2796억 원), 대만(1284억 원), 중국(1073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환자 1인당 사용액을 보면 카자흐스탄(607만 원), 인도네시아(426만 원), 몽골(367만 원), 아랍에미리트(261만 원), 베트남(227만 원) 순으로 아시아와 중동 국가가 상위권에 올랐다.
지역별 소비 분석 결과, 외국인 환자 전체 소비의 93.1%가 서울·경기·인천·부산 등 수도권과 주요 거점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서울은 전체 의료 소비의 87.6%를 차지했다.
서울은 피부과·성형외과와 함께 백화점 소비 비중이 높아 ‘의료와 쇼핑이 결합된 소비 구조’가 두드러졌으며, 경기도는 종합병원·검진 중심 소비가 많아 치료 목적 의료관광 지역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동우 진흥원 국제의료본부장은 “외국인 환자 의료 소비는 피부·성형 중심의 단기 진료부터 검진·치료 중심의 중장기 체류형 소비까지 다층적인 구조를 보인다”라며 “본 보고서가 지역별 국가·업종별 소비패턴을 기반으로 한 지역 특화 의료관광 모델 개발과 함께, 지자체 및 관련 산업계에서 정책·사업 기획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본부장은 “외국인 환자의 소비 규모와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 의료관광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라며 “산업의 양뿐 아니라 의료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