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히 세금을 내고 재산을 넘기는 것을 넘어, 이제는 증여의 ‘과정’과 ‘자금 원천’까지 검증을 예고한 것이다. 납세자 입장에서 증여시 유의해야 할 핵심 포인트들을 짚어보자.
첫째, 부담부증여의 핵심은 ‘채무 인수’가 아니라 ‘상환 능력’이다. 절세를 위해 전세보증금이나 담보대출을 끼고 증여하는 ‘부담부증여’는 여전히 인기 있다. 하지만 국세청은 자녀가 인수한 채무를 실제로 상환하고 있는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흔한 사례가 자녀가 본인 월급으로 대출 원리금을 갚는다고 소명하면서, 정작 생활비나 카드 대금은 부모가 대신 내주는 경우이다. 국세청은 이를 ‘소득 돌려막기’로 간주한다. 따라서 부담부증여를 계획한다면 자녀의 소득이 채무 상환과 독립적인 생계 유지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둘째, 취득세와 증여세, ‘누가’ 냈는지이다. 미성년자나 사회초년생 자녀에게 수십억 원대 아파트를 증여할 때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 ‘세금 낼 돈’이다. 아파트에 대한 증여세는 물론이고, 취득세, 등기비용 등과 같은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수증자(자녀)가 자력으로 세금을 낼 능력이 없어 부모나 조부모가 이를 대신 납부해 준다면, 이 또한 ‘증여’로 보아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 또, 재산 보유 시 발생하는 종부세, 재산세 납부 내역까지 자녀의 재산, 소득으로 납부하여야 한다.
셋째, 재산평가, 어떤 가액을 신고할지 신중해야 한다. 납세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재산 평가이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유사한 매매 사례가 존재하면 그 가격을 시가로 본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공동주택가격으로 신고하거나,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감정평가액으로 신고하면 국세청은 직접 감정평가를 실시하여 과세할 수 있다.
넷째, 증여자의 ‘자금 원천’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 이번 조사의 특징 중 하나는 수증자(자녀)뿐만 아니라 증여자(부모)의 자금 형성 과정까지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부모가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현금 매출을 누락해 아파트를 샀다가 자녀에게 증여한 정황이 잡히면, 국세청은 수증자를 넘어 부모 사업장으로 조사를 확대할 수 있다. 국세청은 “성실 신고가 최선의 절세”라고 강조하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이번 전수 검증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자녀의 확실한 자금 출처 소명, 정당한 시가 평가, 그리고 세금 납부 재원 마련까지 꼼꼼히 확인하기 바라며, 해당 서류등의 검토는 세무사와 상담하도록 하자. 강정호 세무법인 센트릭 세무사



